2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1분기에 순이익 4770억 원을 거뒀다. 상반기에는 순이익 5800억 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2016년 영업손실이 3조 원을 넘었는데 지난해 영업이익 7673억 원을 내거두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도 5634억 원으로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산업은행은 최근 진행된 2017년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3년 만에 A등급도 되찾았다. 지난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한 영향이 컸다.
산업은행은 2014년까지만 해도 A등급 이상을 받았지만 2015년부터 대규모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벌어지면서 2015년과 2016년 경영평가에서 각각 C등급과 B등급을 받았다.
산업은행이 하반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영업이익이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56% 지분을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은 1조9742억 원으로 2016년의 4조2282억 원보다 무려 53.3%나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5조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내는 동안 산업은행도 6조8천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1분기와 2분기에 영업이익을 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연속으로 줄었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2.7%, 65.5%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노사 갈등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임단협은 경영 정상화까지 고통분담이 더 필요하다는 회사와 이제는 고통 분담을 끝내야 한다는 노조가 부딪히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배당금을 지급해 줬던 한국전력이 대규모 손실을 보이고 있는 점도 산업은행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 지분 32.9%를 지닌 최대주주다. 지난해 배당으로 4200억 원을 받았는데 올해 배당금은 1700억 원가량으로 줄었다.
한국전력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1조 원 안팎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이 올해 순손실을 보면 2012년 이후 6년 만으로 한국전력의 순손실이 확정되면 배당 역시 6년 만에 못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산업은행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자구안을 이행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7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열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자구계획이나 재무개선 약정이 어긋나면 산업은행이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산업은행이 정부 지원을 추가로 받게 된 점은 호재다.
금융위원회는 8월 말 내년도 예산으로 산업은행에 5천억 원을 신규 출자한다고 밝혔다. 또 산업은행의 중소벤처·중견기업 성장지원펀드 조성을 위해 1천억 원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예산안이 통과되면 산업은행은 자본 확충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 회장은 7월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인은 마치 우리가 정부에서 돈을 받아 뿌리는지 알고 있다”며 “정부에 (증자를) 요청하고 있는데 정부 재원에 한계가 있고 정부에서 준다고 방침을 정해도 야당의 협조라는 문제가 남아 있어 쉽지 않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