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며 ‘
문재인 정부 2기’의 시작을 알렸다.
논란에 올랐던 장관들을 ‘새 얼굴’로 바꿔 국정 운영의 동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부처 장관 대다수가 자리를 지키면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어갈 뜻도 보였다.
문 대통령의 30일 개각은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거나 최근 화두로 떠오른 현안을 안고 있는 부처 위주로 장관을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할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이번 인사의 취지는 ‘심기일전’과 ‘체감’으로 요약된다”며 “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새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각에서는 교육부, 국방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새로 내정됐다.
교육부는 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을 놓고 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국방부는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논란, 여가부는 남성·여성혐오 문제를 현재진행형으로 안고 있다.
고용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부는 에너지정책에 치중해 조선과 자동차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문 대통령은 당면한 과제 해결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발탁해 안정성을 높였다. 그러면서도 일부 부처의 장관은 파격적 면모를 보유한 인사들로 내정해 개혁 성향을 지켰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교육 전문가로 꼽힌다. 19대와 20대 국회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줄곧 활동해 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현직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군사작전 전문가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민변 여성인권위원장으로 일했다.
유 부총리 후보자는 사회부총리로 확정되면 첫 여성 부총리로 나이도 56세로 가장 어리다. 정 후보자도 역대 국방부 장관 가운데 보기 드문 공군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부처인 산업부와 경제와 연관성 깊은 고용부 장관 후보자를 관료 출신으로 지명해 안정성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도 보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산업부, 이재갑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고용부에서 각각 30년 안팎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관료들이다.
문 대통령은 다른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의 장관급 인사들을 개각에서 제외했다.
일부가 최근의 경제지표 악화와 소득주도성장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재신임을 선택했다.
문 대통령이 산업부 장관 선에서 경제부처 개각을 매듭지으면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풀이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번 개각은 최근 혼란스러웠던 분위기를 일신하고 하반기에도 흔들림 없이 지금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기반을 쌓기 위해 실시됐을 것”이라며 “정부가 앞으로는 연말까지 성과를 내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