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추진을 놓고 ‘발끈’했다.
법정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서 둘의 관계가 크게 악화된 데다 ‘코웨이는
윤석금이 찜해놓은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는 점이 MBK파트너스 처지에서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모투자펀드가 특정 매수 희망자를 놓고 매각하지 않겠다고 공식적 태도를 밝힌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MBK파트너스 홍보를 대행하고 있는 웨버샌드윅은 28일 웅진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코웨이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웅진에 대한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즉각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웨버샌드윅 관계자는 “웅진에게 매각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현재 매각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등을 놓고 명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장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애매한 문장에 MBK파트너스의 웅진그룹을 향한 반감이 담겨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매물로 내놓은 적도 없고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음에도 웅진그룹이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도 여러 차례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MBK파트너스에서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처지에서는 자금력이 부족하다고 알려진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되는 상황이 반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입찰이 크게 흥행해 최대한 비싼 값을 받고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때마다 코웨이 주가가 하락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위해 자문사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웨이 주가는 이틀 동안 10%나 하락했다. 보통 인수합병 주체가 나서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데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추진설은 반대 효과를 냈다.
웅진그룹이 웅진렌탈을 통해 렌털사업을 다시 시작한 것을 두고 코웨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웅진렌탈을 코웨이의 잠재적 경쟁자로 만들어 코웨이 몸값을 떨어뜨리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웅진렌탈 출범 소식이 전해진 뒤 웅진 주가는 강세를 보인 반면 코웨이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에도 웅진그룹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를 놓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웅진그룹이 자문사까지 선정하며 코웨이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MBK파트너스는 웅진그룹과 코웨이 매각을 두고 논의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시 웅진그룹 관계자는 “최근 우리가 선정한 자문사와 MBK파트너스 측이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MBK파트너스 측의 반응을 놓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웅진그룹은 2012년 경영권 악화로 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1조2천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 웅진그룹은 코웨이 우선매수청구권도 확보했다.
웅진그룹과 MBK파트너스는 현재 법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웅진그룹은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5월 코웨이 지분 4.38%를 다른 기관투자자에 매각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웅진그룹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졌지만 최근 대법원에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