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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대만 TSMC 추격 낙관 어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8-29 14: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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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가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성과로 세계 고객사들의 수요를 대거 선점하며 시장에서 독점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의 점유율 추격을 목표로 새 공정기술 도입과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미 TSMC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어 경쟁력을 낙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대만 TSMC 추격 낙관 어려워
▲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2위 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최근 "단기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며 7나노 미세공정 기술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7나노 미세공정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 사용되는 최신 기술로 반도체의 성능과 원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TSMC가 올해 처음으로 상용화해 양산을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미세공정 기술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글로벌파운드리가 경쟁을 따라잡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반도체기업들이 TSMC에 더욱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그래픽카드, 인공지능 서버 등 고성능 시스템반도체가 사용되는 분야가 급성장하며 주요 시스템반도체기업들은 위탁생산 최신 공정기술을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최근 위탁생산 전문업체들 사이 기술 격차가 벌어지면서 선두 기업인 TSMC의 7나노 미세공정에 고객사들의 주문이 대거 쏠리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TSMC는 7나노 공정으로 엔비디아의 새 그래픽반도체 양산을 수주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AMD와 애플, 퀄컴과 가상화폐 채굴기업 비트메인의 최신 반도체 양산도 계획돼 있다.

세계 상위 반도체기업들의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양산을 TSMC가 사실상 독점하게 된 셈이다.

WCCF테크는 TSMC의 7나노 공정을 활용하기로 한 반도체기업이 이미 20곳에 이른다며 내년까지 시장에서 TSMC의 강력한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파운드리가 경쟁에서 이탈하며 세계에서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을 상용화하거나 구체적 양산 일정을 잡아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 남게 됐다.

삼성전자는 7나노 미세공정이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TSMC를 추격할 중요한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 완공되는 7나노 반도체 전용 생산공장에 모두 6조 원 이상이 투자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8월 초 7나노 EUV(극자외선) 미세공정을 개발중인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에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의 7나노 공정은 업계 최초로 차세대 기술인 EUV를 활용해 개발된 만큼 TSMC의 7나노 공정보다 성능이 뛰어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대만 TSMC 추격 낙관 어려워
▲ 삼성전자의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기술.

하지만 TSMC가 이미 삼성전자보다 1년 이상 앞서 7나노 공정으로 대형 반도체기업들의 주문을 대부분 선점한 만큼 삼성전자가 시장에 진입하며 불리한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7나노 EUV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술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삼성전자가 EUV공정의 상용화 시기마저 TSMC에 선두를 내줄 가능성이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19년 말 7나노 양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TSMC가 고객사를 독점할 것"이라며 "애플 등 주요 고객사에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나노 EUV 반도체 전용 공장의 양산 시기가 2020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SMC가 7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에서 독점 체제를 오래 유지할수록 삼성전자의 추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7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의 고객사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순조롭게 양산에 성공한다면 TSMC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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