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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초라한 전경련 위상 어떻게 회복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2-08 17: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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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자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전경련 회장단에 포함된 대기업 총수 가운데 상당수가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 전경련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허창수, 초라한 전경련 위상 어떻게 회복할까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몇년 전까지 전경련보다 한 단계 아래로 여겨지던 대한상공회의소와 위상이 역전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경련은 회장단 교체로 변화를 꾀하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전경련은 10일 정기총회에서 현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재추대하기로 했다. 2011년 처음 회장을 맡은 허 회장은 3연임을 하게 됐다.

1961년 전경련이 창립된 뒤 지금까지 3연임 회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5연임을 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용완 경방회장, 홍재선 쌍용 회장, 최종현 SK그룹 회장 등이 3연임했다.

그러나 이번 허 회장 3연임은 전경련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말이 나온다. GS그룹 상황도 여의치 않은데 맡을 사람이 없어 허 회장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회장을 맡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 회장은 지난달 3연임 의사를 묻자 “할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물어보니까...”라며 주변에서 떠밀어서 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과거 전경련 회장 3연임을 노렸으나 실패한 적이 있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새로 회장을 맡을 사람이 없으면 해야 할 것”이라며 허 회장에게 부담을 지웠다.

허 회장 이외에 전경련 회장 후보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조 회장은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는데다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여력이 없다. 김 회장은 아직 배임횡령 혐의로 집행유예기간이라 전경련 회장직을 맡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 회장도 신동주 일본롯데 전 부회장 해임과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등 롯데그룹 안팎 문제가 산적해 있어 회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전경련 회장단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회원들이 적지 않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병중에 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감중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과 거리를 둔 지 오래다. 지난달 왕양 중국 국무원 총리가 방한했을 때 전경련이 주최한 오찬 행사에도 정 회장과 구회장은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왕 총리를 접견했다.

강덕수 STX그룹 전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전 회장은 배임횡령과 사기 혐의 등으로 이미 회장직을 상실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경영난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채권단에 빼앗기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아예 탈퇴를 선언한 경우도 있다. 전경련의 경쟁단체인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한상의에 전념하겠다며 전경련 탈퇴의 뜻을 전달했다.

전경련 활동이 점점 위축되고 위상이 추락하자 전경련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경련은 우선 회원 추가 확보로 외연을 확대하려고 한다. 회원 자격을 30대 그룹에서 50대 그룹으로 늘려 문턱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회장단에 1가(家)1인 제한을 폐지할 가능성도 높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이런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경련이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을 대표하는 전경련보다 중소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대한상의가 재계 대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경련은 오너 경영자들의 사적모임 성격이 강하고 대한상의는 법정단체라 반기업 정서가 강한 사회 분위기에서 전경련의 위상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전경련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의 영입을 타진했으나 신입 회원 추가는 없었다. 올해도 회원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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