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상선은 6월15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의 현대상선 사옥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각각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15일 오후 3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과 건조의향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이 이른 시일 안에 현대상선에 투입할 자금의 규모와 방식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뤄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1위 해운사인 현대상선의 정상화 시기를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23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현대상선에 2023년까지 5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르면 9월 안으로 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지원금액 5조 원 가운데 3조 원가량은 선박 발주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6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의향서를 체결했다. 2만3천 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선박 12척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7척과 5척씩 발주하기로 했고 1만4천 TEU급 선박 8척은 현대중공업에 건조를 맡기기로 했다.
나머지 2조 원은 현대상선 재무구조 개선 및 터미널 인수 등에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해양진흥공사는 국내 1위 해운사인 현대상선이 무너지면 해운업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항만업과 수출 제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6년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을 청산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당시 세계 14위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으로부터 1등 국적선사 자리를 넘겨받은 셈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아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 현대상선은 2분기에 매출 1조2388억 원, 영업손실 1998억 원을 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0.3%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700억 원 가량 늘었다.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7년 연속 연간 적자를 내고 있다.
현대상선이 힘을 못 쓰는 사이에 세계 상위권 해운사들은 인수합병을 진행하거나 신조 발주를 통해 선복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18년 6월 기준 선복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현대상선 투자 등과 관련해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은 아직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