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08-21 16: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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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소형 SUV(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 출시로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놨던 소형SUV 엔시노(한국명 코나) 판매가 매우 부진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기아차의 새 소형 SUV ‘이파오’가 판매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아자동차의 소형SUV '이파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가 22일 중국 현지에서 중국 전용 소형 SUV 차량 이파오의 출시행사를 열고 판매를 시작한다.
이파오는 기아차가 생산하는 소형 SUV 차량인 스토닉의 중국이름으로 ‘크다, 아름답다’와 ‘달린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기아차는 이파오의 판매가격을 1대당 8만 위안(1300만 원) 안팎으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파오의 판매가격은 독일과 유럽, 일본 완성차기업의 소형 SUV 경쟁차종과 비교해 저렴하지만 중국 지리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 등 현지기업의 판매가격보다 약간 높다.
기아차는 4월 중국 베이징 신국제전람중심에서 개막한 ‘2018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이파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역동적 느낌을 살리기 위해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과 다이나믹한 느낌의 루프라인 등을 적용했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베이징 국제모터쇼 당시 기아차의 중국 법인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를 맡고 있던 소남영 부사장은 이파오를 놓고 “오직 중국시장만을 위해 탄생한 합자법인 최초의 중국 전용 도심형 엔트리 소형 SUV로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은 물론 첨단 안전품목을 대거 적용했다”며 “생애 첫 차를 구매하려는 20~30대 초반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1~7월에 중국에서 자동차 19만1328대를 팔아 2017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7.8% 늘어났다. 하지만 2017년 사드보복으로 중국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판매량이 2014~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소형 SUV시장을 겨냥한 신차 출시인 만큼 이파오 판매로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차급이다. 2013년 중국에서 모두 21만1천여 대(5개 차종) 팔렸는데 2017년 판매량이 67만6천여 대(16개 차종)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에서 최근 현대기아차 소형 SUV 판매량을 놓고 기아차의 신차 출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는 4월에 중국에서 소형 SUV 엔시노를 내놨는데 첫 달에 4385대를 팔아 판매량 회복의 청신호를 켜는 듯 했다.
하지만 5월 판매량이 604대로 급감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 각각 145대, 65대 파는 데 그쳤다. 출시 넉 달 만에 판매량이 98.5% 줄어든 것으로 사실상 신차 출시 효과가 미미해진 것이다.
기아차가 2015년부터 중국에서 판매한 소형 SUV KX3의 판매도 부진하다.
기아차는 1분기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KX3를 매달 평균 270대가량 팔았는데 6월과 7월 판매량은 각각 9대와 3대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소형SUV 판매 전략이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대기아차 모두 중국 소형 SUV시장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유럽과 일본, 미국 완성차기업과 경쟁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데 비해 기아차는 현대차의 동급 차량보다 가격이 싼 보급형 차량을 내놔 중국 현지기업들과 경쟁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형 SUV 판매가 갑작스럽게 줄어든 것은 7월이 중국 자동차시장 비수기인데다 재고를 조정하면서 생긴 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