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대표이사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바뀌었다.
잦은 대표 교체는 CJ푸드빌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CJ푸드빌은 몇 년째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
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15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정 대표가 조만간 해외 출장길에 올라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법인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CJ푸드빌은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10여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모두 손실을 냈다. 특히 중국 상하이법인은 6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이들 자회사가 지난해 낸 손실을 모두 더하면 267억 원에 이른다.
CJ푸드빌은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매출은 1조4천억 원을 넘었지만 영업손실 38억 원을 봤다. 매출은 2016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적자폭은 23억 원에서 확대됐다.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매출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매년 적자가 쌓이고 있다.
CJ푸드빌에게 해외사업은 아픈 손가락이다.
CJ푸드빌은 2004년 미국에 뚜레쥬르 매장을 내며 처음 해외에 진출했다. 해외에 진출한 지 14년이 됐지만 여전히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국내사업 수익을 기반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면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사업의 경우 문화 장벽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 어려운 데다 초반 출점 과정에서 부담이 크다”며 “매장이 많아야 인지도는 물론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CJ푸드빌의 재무구조 개선도 이뤄내야 한다. 정 대표는 CJ헬로비전과 CJCGV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부채(6805억 원)가 총자산(6435억 원)을 넘어서면서 370억 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적자가 누적돼 쌓아 놓은 잉여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자본 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CJ푸드빌은 2월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면서 주식 3만2500주를 텀블러아시아에 매각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매각금액은 1300억 원가량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해외사업이 나아지지 않으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CJ푸드빌이 해외사업에 힘쏟고 있는 이유는 국내 외식시장의 성장성이 높지 않은 데다 대기업의 외식업 신규 출점 제한 등으로 사업 확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CJ그룹의 글로벌 진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CJ그룹은 식품과 바이오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등 생활문화영역에서도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데 CJ푸드빌이 외식 브랜드를 통해 전체 그룹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