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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배터리 고객사의 자체생산 움직임에 대비책 시급

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 2018-08-10 16: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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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주요 고객사들이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배터리시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LG화학, 전기차배터리 고객사의 자체생산 움직임에 대비책 시급
▲ 김종현 LG화학 신임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리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LG화학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던 고객사들이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제도가 사라지는 2021년 이후 다시 중국에서 활동하는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마저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LG화학 등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 LG화학은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사실상 손 놓고 있다.

중국 매체 소후자동차에 따르면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이 생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기가와트시로 배터리셀, 모듈, 배터리팩을 제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췄다.

전기차 배터리는 크게 배터리셀과 모듈, 팩으로 구성된다. 배터리팩은 완성차회사들이 조립하기도 하지만 배터리셀 제조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연구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리자동차가 배터리셀 생산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은 사실상 배터리회사로부터 독립해 ‘홀로서기’를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초에는 지리자동차가 LG화학의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지리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리자동차의 전기차모델 ‘D2’ 판매량은 약 4만2천 대로 베이징자동차의 EC시리즈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지리자동차는 이 시장에서 위상을 지니고 있다. LG화학으로서는 지리자동차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배터리 패키징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HL그린파워가 담당하지만 중국에서는 독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그동안 LG화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전기차 배터리를 얻어왔다. LG화학은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회사 가운데 가장 비중이 컸다. 현대차는 2010년부터 LG화학과 손잡고 합작법인인 HL그린파워를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배터리팩도 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최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현대차가 배터리팩에 이어 배터리셀까지 자체 생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전문 개발 스타트업인 아이오닉 머티리얼즈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는 등 관련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 제조비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가까이 되는 만큼 완성차회사들이 배터리를 자체 조달하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 완성차회사들이 궁극적으로 스스로 배터리를 생산하고 싶어 하는 이유다.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절반 정도를 소화하는 시장인 데다 해외 완성차회사들도 앞다퉈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시장 전망은 밝다. 

더욱이 LG화학은 최근 약 2조 원을 들여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구축하기로 한 만큼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회사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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