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최근 무선사업부문의 매출 정체를 넘어서기 위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옥수수(oksusu)’를 통해 콘텐츠사업을 키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인터넷 동양상 서비스(OTT) 플랫폼 '옥수수'.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옥수수’는 914만 명의 2분기 가입자, 626만 명의 월 순 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모바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TV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SK텔레콤의 무선통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옥수수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것은 자체 콘텐츠 강화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7일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그들과 손을 잡을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를 산업적 측면에서 본다면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며 “고객이 원한다면 제공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이용자층이 두터운 스포츠 관련 콘텐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7일부터 기존 TV중계보다 최대 수십 초 늦게 중계되는 단점을 개선한 ‘빠른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다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보다 최대 20초 정도 빠른 중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경기 중계와 함께 지나간 명장면을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골프 대회의 특정 장면을 4D리플레이 등 새로운 방송 방식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6월부터 시작했다. 4D리플레이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선수들의 동작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생하게 담아내는 방송 기술이다.
옥수수의 자체 콘텐츠는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태국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레드벨벳의 레벨업 프로젝트’는 누적 시청 수 1000만 뷰를 넘어서는 흥행을 보였다다.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로는 최초로 2018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웹콘텐츠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옥수수 플랫폼 강화를 위해 외부 콘텐츠 제공업자(CP)와 제휴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코퍼레이트 센터장은 7월27일 진행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합병(M&A), 콘텐츠 분야의 전략적 제휴 등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와 협업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옥수수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선사업부문의 매출 정체 때문이다.
SK텔레콤이 7월27일 공시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SK텔레콤 무선사업부문은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 및 할인율 상승, 취약계층 요금 감면, 서비스 장애 보상금액 지급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SK텔레콤은 무선사업 부진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옥수수를 통한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그 움직임의 하나다.
미디어 콘텐츠는 다가오는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로 꼽히기도 한다. 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화소가 높은 초고화질 영상의 끊김없는 전송이 가능해진다. 이는 아직까지는 초고화질로 즐기기 힘든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한 스트리밍 방식 영상 재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 기반의 스포츠 가상현실(VR) 생중계, 인공지능(AI)분석 기반 생중계 등 앞으로 옥수수에서 제공할 차세대 스포츠 중계 콘텐츠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7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3사 CEO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5G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화소가 5배 넘게 증가하는 미디어부문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