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08-05 07: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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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가 중국에서 사업의 성장세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은 당초 순조롭다가 사드보복 탓에 성장통이 찾아왔는데 올해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
5일 업계에 따르면 한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중국시장 확대가 좀체 뜻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올해 초부터 연중 절반은 중국 상하이에서 보내는 등 중국에서 사업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인재를 채용하고 훈련까지 챙긴다.
그러나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투자자들은 클리오의 글로벌 판매채널 확대를 가장 크게 기대해왔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며 "클리오 글로벌 매출은 분기별 60억~70억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라고 파악했다.
클리오는 올해 매출 1822억 원을 거둬 지난해보다 5.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을 통한 매출이 둔화하고 원가 부담도 이어지고 있는데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 일마저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이선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리오는 이제 중국 직진출에 따른 의미있는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한 대표는 국내 화장품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 애써왔다. 지난해는 클리오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그룹 계열 사모펀드회사인 ‘L Capital Asia’로부터 5천만 달러(564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시장의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터진 사드보복이 부진의 화근이 됐다
한 대표는 2016년 5월 중국 현지에 자체편집숍 클럽클리오의 첫 매장을 열었다. 같은 해 7월에는 중국 세포라 98개 매장에 브랜드 ‘클리오’와 ‘페리페라’를 입점하는 등 직진출에 속도를 냈다.
이를 위해 기존 중국 도매거래처를 통해 얻던 매출을 의도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고 가격 교란을 막기 위해서였지만 사드보복이 불거지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제대로 마케팅 활동을 하지 못해 인지도는 하락했는데 인건비만 늘어난 것이다. 올해 중국 세포라와 왓슨스 매장 등 헬스앤뷰티솝에 추가 진출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역시 취소됐다.
그러나 한 대표는 중국에서 사업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 여성으로는 보기 드면 ‘자수성가형 부호’다.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을 20년 넘게 개척해왔다.
원래는 법률사무소, 리서치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다 미용제품 전문업체였던 ‘쏘시에떼 보떼’에서 차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회사가 갑자기 망하자 당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고려하던 화장품사업을 스스로 해보기로하고 클리오를 세웠다.
한 대표는 어머니가 50여 년 동안 광장시장에서 포목상을 했는데 이 때 봤던 고급 옷감들의 빛깔과 디자인이 화장품사업에서도 그의 눈을 틔워줬다고 한다.
이후 클리오는 24년 연속 흑자를 내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는데 사드보복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한 대표는 현재 전략을 바꿔 중국의 온라인 판로를 집중 공락하고 있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글로벌과 손잡고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티몰글로벌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맞춤형 신제품 운영과 마케팅 활동 등을 놓고도 지원을 받게 된다.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면서 중국 온라인사업을 강화한다.
클리오 관계자는 “티몰은 화장품 고객들에게 매우 영향력이 높은 플랫폼”이라며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티몰의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와 클리오의 제품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