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8-08-03 15:21:13
확대축소
공유하기
코오롱그룹의 수입차사업에 BMW 주행 중 화재사고라는 불똥이 튀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의 수입차사업이 수익을 책임져 온 BMW의 잇따른 주행 중 화재와 리콜 사태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BMW가 코오롱그룹 수입차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BMW의 판매를 맡은 코오롱모터스만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매출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이 거느린 사업부인 코오롱모터스와 자회사인 코오롱아우토, 코오롱오토모티브 등을 통해 수입차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 각각 BMW, 아우디, 볼보의 수입과 판매를 맡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수입차 판매사업에서 코오롱모터스는 매출 1조1916억 원, 영업이익 260억 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코오롱아우토는 매출 545억 원, 영업손실 10억 원을 냈고 코오롱오토모티브는 매출 138억 원, 영업손실 110억 원을 냈다.
BMW 차량의 안전성이 논란이 된 만큼 하반기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안전성 문제다. 그동안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BMW도 안전성을 판매전략으로 강조해 왔다. 2017년 국토교통부로부터 BMW 520d가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됨 점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520d는 최근 화재사고가 집중된 모델이다.
코오롱모터스가 직접 관여되지는 않았지만 BMW코리아의 늑장 대응 논란은 차량 판매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BMW코리아는 2015년부터 최근 사고와 관련된 결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만 30여 대의 차가 불타고 국토교통부의 요청을 받고난 뒤에야 리콜 결정을 내려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리콜 결정을 내리기 전 BMW코리아는 잇단 화재사고를 놓고 “520d가 한국에서 많이 팔려 그런 것”이라는 변명으로 대응해 소비자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김창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BMW의 다른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고서에서 “딜러사가 설계, 제조상의 결함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번 리콜 사태에 따른 직접적 피해는 제조사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딜러사로서는 일부 신차 판매와 관련한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오롱글로벌은 딜러사로 소비자들의 2차 집단소송에서 피고로 명시돼 소비자와 법정 다툼까지 벌여야하는 상황이 됐다.
고객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지만 자체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를 통해 BMW코리아가 결정한 리콜과 안전점검을 최대한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책도 없어 보인다.
리콜 대응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서비스센터를 24시간 운영해 2주 안에 모든 리콜 대상 차량의 안전점검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서비스센터의 24시간 운영과 화난 고객과의 마찰은 모두 딜러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부담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BMW 공식 딜러사 가운데 가장 많은 19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수입차시장이 개방된 첫 해인 1988년부터 BMW를 수입, 판매해왔다. 하지만 30돌을 맞은 올해 코오롱그룹의 수입차사업은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