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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를 선발로 내세워 올해도 태양광사업에 온힘을 쏟는다.
유가하락과 업황부진으로 태양광사업 투자규모를 축소하는 국내 다른 기업들과 사뭇 다른 행보다.
김동관 상무는 다포스포럼에서 올해 한화솔라원이 처음으로 흑자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하락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는 태양광사업을 주력으로 줄기차게 밀고 있는 한화그룹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과 화학 계열사 4곳을 인수하는 등 재무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광사업이 흔들릴 경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뚝심은 저유가 터널을 뚫고 태양광사업에 볕이 들게 할까?
◆ 태양광시장 먹구름에도 투자 늘리는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15일 일본 오이타현에 ‘한화솔라파워 기쓰키’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발전량은 24MW로 연간 7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한화큐셀재팬이 민자발전사업의 일환으로 준공과 운영을 맡았다.
한화큐셀재팬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2MW, 0.8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이번 오이타 발전소는 이전보다 열 배 이상 큰 규모다. 한화큐셀재팬은 100MW급의 대형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태양광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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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 |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한화그룹이 국내에 태양광 설비 제조시설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한화큐셀이 말레이시아에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한화케미칼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1만 톤에서 1만5천 톤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게다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을 합병해 태양광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한화솔라원과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한화큐셀을 합병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합병을 결정한 뒤 “앞으로 태양광사업을 더 키워야 한다”며 태양광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태양광사업의 경쟁력을 조속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 한화그룹, 5년 태양광 도전 결실 맺을까
한화그룹의 이런 투자는 태양광사업을 축소하는 삼성그룹이나 LG그룹의 행보와 대비된다.
한화의 태양광사업 투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데다 업황도 부진한 태양광사업에 지나치게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태양광시장이 회복되면 적극적 투자가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은 미래 어느 순간에 분명히 에너지 패러다임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 예측할 수 어렵기 때문에 선뜻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투자는 2010년 선포한 그룹비전 ‘Quality Growth 2020’에 따른 것이다. 한화는 태양광사업의 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의 솔라원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그뒤 2012년 독일 큐셀도 사들였다.
올해 1분기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작업이 마무리되면 한화솔라원은 태양광 셀 생산능력 3.28GW로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제조사가 된다. 한화솔라원은 이미 태양광소재인 폴리실리콘에서 잉곳-웨이퍼-셀-모듈-태양광발전까지 태양광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솔라원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10대 태양광패널 제조사에 올라있다.
시장분석기관 IHS는 지난해 한화솔라원을 태양광패널 제조사 순위 9위에 올려놓았다. 한화솔라원보다 앞선 곳은 1위를 차지한 트리나솔라를 비롯해 중국기업 6개, 일본 샤프(6위), 미국 퍼스트솔라(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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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 |
◆ 유가하락, 태양광사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한화그룹은 유가하락이 오히려 태양광사업 구조조정의 기회라고 본다.
몇년 사이 중국 태양광 패널제조사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우후죽순처럼 시장에 나타나며 공급과잉 현상을 보였다. 국내기업들의 태양광사업이 크게 위축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한화그룹은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 기술력과 자본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자연스레 정리되고 경쟁이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국 태양광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도 한화그룹에게 호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미국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29일 반덤핑과세 부과를 확정하기로 했다.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들은 최대 165%의 반덤핑관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상무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태양광사업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23일 “유가약세는 한화솔라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 한화솔라원이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부터 태양광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이 나온다.
저유가의 충격이 일시적으로 태양광시장을 덮친 것은 맞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가의 영향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은 원유 발전보다 원자력,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경쟁하는 측면이 많다.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유가와 무관하다.
◆ 태양광사업 전략 새롭게 구상하는 한화그룹
한화그룹은 단순히 태양광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만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유가로 태양광 제품 판매수익이 줄어드는 데 대비해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다운스트림’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운스트림 체제 변환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다. 태양광 모듈 판매로 기대할 수 있는 영업이익률은 고작 1~2% 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운스트림사업은 적어도 7~10%, 많게 20% 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상무도 다운스트림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일본에서 기쓰키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것도 다운스트림사업 강화의 하나다. 한화솔라원은 13일 중국 광시-아세안경제기술개발구와 4억6500만 위안(800억 원) 규모의 분산형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솔라원은 중국 태양광발전 시장에서 다운스트림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는 “올해는 다운스트림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해”라며 “앞으로 중국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