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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환, 오락에서 홈플러스 활로를 찾다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3-20 23: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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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성환, 오락에서 홈플러스 활로를 찾다  
▲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도성환 사장이 홈플러스를 맡은 지도 10개월이 지났다. 그는 홈플러스를 14년간 이끌었던 이승환 회장이 물러나고 홈플러스를 이어받았다. 내수는 얼어붙었고 규제는 높아지는 위기 속에서 도 사장은 어떤 생존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홈플러스는 지난 2012년 매출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보다 1년 늦은 2013년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시기만 다를 뿐 마트업계의 어려움을 모두가 겪고 있다.


내수 부진에 설상가상으로 대형마트에 대한 정부 규제가 더욱 심해진 탓이다. 강제휴무와 영업시간제한, 출점제한까지 겹쳐 업계는 신음을 내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몰과 TV홈쇼핑 등으로 유통채널이 다양해져 소비자의 발길이 예전같지 않다.


◆ 도성환의 유통부진의 해결책은?


홈플러스는 1999년 삼성물산과 네덜란드의 테스코홀딩스가 반반씩 자금을 내 설립됐다. 테스코홀딩스는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TESCO)가 출자한 네덜란드 법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테스코’라는 이름을 썼지만, 우리나라는 ‘삼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외국계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자체 이름으로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삼성이 지분을 매각해 테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완전한 외국계 기업이다.


홈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도성환은 삼성 출신이다. 삼성물산에서 15년 넘게 근무했다. 그는 1999년 홈플러스 설립 때 재무이사를 역임하며 창업공신이 되었다. 그 뒤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 점장으로 일했고, 홈플러스가 인수한 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렇게 요직을 두루 거치고 홈플러스의 CEO가 되었다.


도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매장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취임 후 지난해 10월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출점 규제를 받고있는 현실에서 성장하려면 점포당 매출신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리테일테인먼트를 콘셉트로 내년 점포 10곳을 다시 꾸미겠다“고 말했다.


리테일테인먼트란 '리테일'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다. 대형마트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결합된 것을 뜻한다. 지난해 동수원점 등 7개 점포에 패션몰 , 세계요리점, 열대과일 코너, 베이비존 등을 신설해 효과를 봤다. 새단장을 한 7개 점포의 매출은 전보다 평균 16%가량 늘었다. 도 사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2014 홈플러스 컴퍼니 컨퍼런스'에서도 올해 6개 점포를 추가로 리테일테인먼트로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온라인 채널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다. 도 사장은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공할 것"이라며 "제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분야가 온라인인데 멀티채널의 강점을 살려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은 매장에 없는 물건까지 갖춰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뛰며 5000억 원을 넘어섰다. 후발주자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홈플러스 전체 매출에서 인터넷쇼핑몰의 매출 비중은 20.6%다.


또 자체브랜드(PB)와 편의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PB 매출 비중을 24.5%로 늘렸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 ‘365플러스’는 지난 1월과 2월 두달 동안에 24개의 신규 점포를 열었다.


◆ 그러나... 도성환이 직면한 비판


  도성환, 오락에서 홈플러스 활로를 찾다  
▲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2014 컴퍼니 컨퍼런스'에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도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홈플러스는 현재 137개의 대형마트와 299개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울산시 동구에 개점한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놓고 지역상인이 철수를 요구하면서 1년째 농성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를 비롯한 유통대기업이 대형마트로 전통시장을 죽이고, SSM으로 골목상권을 죽이고, 창고형 매장과 직영 도매업으로 도매업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홈플러스는 2009년 1월에서 2013년 9월까지 전체 SSM 사업조정 신청건수 464건 중 43.3%(201건)를 차지했다. 또 동반성장위원회가 국내 대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해서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는 홈플러스의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품질 관리에서도 허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홈플러스가 판매한 파스타 소스에서 곰팡이 균이 검출됐다. 도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식품관리를 철저히 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홈플러스 PB제품에서 또다시 곰팡이가 발견됐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형마트 PB제품 식품관련 이물신고, 수거부적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판매된 대형마트 PB제품에서 총 167건의 이물질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중 홈플러스 발생건수가 81건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편의점 사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365플러스는 사실상 SSM과 차이가 거의 없다. 면적이 165㎡이하라는 점만 다를 뿐 판매 품목은 유사하다. 편의점에 특별한 규제가 없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수법인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SSM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홈플러스365’라는 이름에서 ‘홈플러스’를 지우고 ‘365플러스’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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