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기대에 못 미치는 지난해 실적을 내놓자 증권가에서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현대차는 배당을 늘리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주가는 23일 전일과 똑같은 16만8천 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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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는 22일 지난해 영업이익 7조5500억 원을 올려 2013년보다 9.2% 줄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천 원을 배당하고 중간배당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 비해 배당금을 54% 늘린 것이다. 장기적으로 배당을 글로벌 완성차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배당 카드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5만 원에서 8% 낮춘 23만 원으로 제시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재고와 인센티브 증가로 올해 1분기까지 실적부진이 지속될 것이며 배당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조77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 배당이 전년보다 54%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평균 배당성향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은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부합하지만 순이익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대신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 원에서 22만5천 원으로 내렸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루블화 약세 등 환율쇼크로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보다 낮았는데 1분기에도 실적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달러강세 효과보다 유로와 루블화의 약세효과가 올 1분기에 실적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배당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당분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부지 고가매입 논란 이후 투자심리를 단기간에 만회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단계적 배당확대 정책을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그러나 “4분기 실적과 보수적 사업계획으로 올 2분기부터 실적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7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내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목표주가 22만5천 원을 유지했지만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의 효과는 실적이 개선된 뒤에 나타날 것으로 봤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저평가 매력과 잠재적 배당가능 이익증대에 대한 시장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현재 시장이 바라보는 이익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