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정치·사회  정치

코레일 최연혜는 박근혜와 '이란성 쌍둥이?'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3-12-18 15:44:37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어머니의 마음’.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파업 사태에 대처하며 강조한 말이다. 최 사장은 파업 발발 직후인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문에서 “집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철도원들이 숭고한 일터로 속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여성 사장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용어일 수도 있다.

최 사장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기다리겠다더니 지금까지 8,000명 가까운 파업 참여자들을 직위 해제했다. 그는 지난 13일 발표문에서 “사랑하는 직원들을 회초리를 든 어머니의 찢어지는 마음으로 직위해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게 어머니의 마음이 맞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최 사장의 ‘어머니의 마음’은 대체 무슨 말일까.

  코레일 최연혜는 박근혜와 '이란성 쌍둥이?'  
▲ 19대 총선 당시 최연혜 후보 지원에 나선 박근혜

◆ 박근혜 대통령이 하던 말 ‘어머니 마음’

‘어머니의 마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작년 이맘때다. ‘어머니의 마음’은 박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즐겨 사용하던 말이었다. 박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후보 토론회에서 “열 자식 안 굶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으며, 기자회견에서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을 돌보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적 있다.


박 대통령이 ‘어머니의 마음’ 발언을 했을 때 과연 진정 어머니의 마음을 알고 있느냐고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은 결국 당선됐다.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많은 사람들은 박 대통령의 말처럼 포용력 있는 어머니 정치를 기대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 박 대통령은 그리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밀실 인사 논란으로 오히려 불통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기초연금 축소 등 후보자 시절 공약 중 많은 것들을 파기했다. '어머니'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최 사장의 모습이 이에 판박이로 겹친다. 최 사장 역시 지금까지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말하면서 노조와 대화는 전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복귀하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에게 기대하는 포용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최 사장은 작년 초 “경쟁은 국가경제 파탄”이라는 기조로 정부의 철도 민영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말 바꾸기 역시 어머니의 모습은 아니다. 결국 최 사장은 위기를 빠져나가기 위해 박 대통령을 대선에서 승리하게 만들어 주었던 ‘어머니’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을 뿐이다.


◆ 최연혜, 박근혜와 이란성 쌍둥이인가?

최 사장이 박 대통령의 이미지를 모방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만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최 사장은 박 대통령과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지난 10월2일 코레일 사장에 취임해 공기업 최초 여성 CEO가 됐다. 이전에도 그는 공기업 최초 여성 부사장, 철도대학 최초 여성 총장 등 많은 여성 최초 타이틀을 달았다.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과 닮은 점이다.


뿐만 아니라 둘 사이의 유대도 깊다. 최 사장은 철도교통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문가이지만, 작년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대전 서구을은 새누리당의 전략공천 지역으로, 당시 우위에 있던 나경수 당협위원장을 제치고 최 사장이 공천된 것에 대해서 당내에서도 불만이 컸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최 사장과 박 대통령의 연대를 적극 지원했다. 당시 조동성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박 대통령을 빅 시스터, 최 사장을 미들 시스터, 손수조 전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을 리틀 시스터라 칭하며 새누리당의 여성 대표들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코레일 최연혜는 박근혜와 '이란성 쌍둥이?'  
▲ 최연혜와 박근혜

박 대통령은 최 사장을 같은 여성 동지로서 든든하게 지지해 주었다. 최 사장은 총선에서 대전지역 새누리당 득표율인 35.33%에 크게 밑도는 23.26%의 득표율에 그치며 낙선했지만, 이후에도 대전 서구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결국 박 대통령 취임 첫해인 올해 코레일 사장으로 선임됐다. 박 대통령과 최 사장 사이에 유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 박근혜 닮은 최연혜의 ‘어머니’상 괜찮나

최 사장과 박 대통령 모두 최고 지위에 오른 여성으로서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했다. 말로는 ‘어머니’라고 하지만 일반적 어머니 상과는 거리가 멀다. 19대 총선 당시 최 사장의 두딸은 각각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교를 휴학하고 최 사장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최 사장이 가진 ‘어머니의 마음’은 단순히 자식이 어머니를 위해 헌신하고 떠받들어 주길 바라는 것일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코레일 직원들은 꽤 엄한 어머니를 둔 셈이다.


게다가 만약 최 사장의 ‘어머니’ 상이 박 대통령과 공유하는 것이라면 최 사장 역시 박 대통령처럼 불통의 리더십을 닮아갈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어머니'라 말하면서 포용력 있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최 사장 역시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노사의 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고, 파업은 더욱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인기기사

삼성전자 넷리스트와 HBM 특허소송서 최종 패소, 손해배상 3억 달러 판결 김호현 기자
SK하이닉스, 역대급 상반기 실적에 ‘월 기본급의 150% 성과급’ 지급 김호현 기자
삼성전자 퀄컴 칩과 '헤어질 결심', 노태문 미디어텍 칩으로 원가절감 포석둔다 김호현 기자
포드 보급형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 선회, ‘F-150 라이트닝’ 실패 교훈으로 삼아 이근호 기자
중국정부 희토류 통제 강화에 시동 걸어, 글로벌 기업 공급망 다변화 서둘러 이근호 기자
'HBM 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증설 줄어, 중국 일본에 추격 허용할 수도 김용원 기자
TSMC 독일 반도체공장 투자 속도 조절, 수익성 확보 어렵고 리스크는 커져 김용원 기자
하이투자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기대 밑돌 전망, HBM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 나병현 기자
삼성물산 루마니아 SMR 기본설계 참여, EPC 본계약에다 글로벌 공략 기대 김규완 기자
한수원 체코에서 신규 원전 계약 협상 시작, 황주호 “계약 체결까지 최선” 이상호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