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은 삼성그룹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준비가 됐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0일 "삼성전자의 인도 휴대폰공장 준공식은 이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삼성의 관계가 우호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은 9일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직접 맞이하고 공장 내부를 안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공식석상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대표 자격으로 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인도 출장길에 오른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그동안 낮은 자세를 보였던 이 부회장이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마침내 삼성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일본과 중국, 유럽과 북미 등으로 사업 차원의 출장을 떠나며 조심스런 경영 행보를 보여왔고 삼성전자는 이런 내용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린 적이 없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을 앞세우면서 기업들과 관계가 악화됐다는 비판에 대응해 인도 순방길에서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 참석을 결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 부회장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불안함을 느꼈을 임직원들과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삼성 총수 자격으로 문 대통령과 만나 정부와 삼성의 소통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이 열리기 앞서 약 5분 동안 이 부회장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담당 부사장을 따로 대기실에서 만나 한국에서도 투자를 확대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를 보이며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이런 만남이 사전에 계획되지 않고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에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며 "삼성전자 임직원의 노력은 한국과 인도의 우정과 번영의 역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