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박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로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 철강회사들의 수익성에는 큰 피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유럽 철강회사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세이프가드 조치를 잠정적으로 발동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미국에 수출되지 못한 철강제품이 유럽으로 흘러들어와 유럽 철강회사들이 가격 하락 등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최근 몇 년 동안 수입량을 기준으로 쿼터(수입할당량)을 결정하고 쿼터를 넘는 물량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세이프가드 조치 때문에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회사들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세이프가드 같은 전면적 규제는 오히려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며 “유럽의 철강제품 가격은 아시아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한국산 철강제품에 관세율 25%가 적용돼도 한국 철강회사들이 유럽에 수출을 충분히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제품에 쿼터를 부과하고 관세도 물렸지만 이런 조치는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열연가격은 올해 초 톤당 710달러였지만 7월에는 톤당 1013달러까지 올랐고 유럽연합의 열연 가격 역시 같은 기간 톤당 570달러에서 849달러로, 중국 열연가격은 톤당 575달러에서 615달러로 올랐다.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 한국 철강회사들이 유럽에 수출하는 철강제품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가격 상승 효과를 봐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럽 철강제품 가격이 이미 높다는 점도 한국 철강회사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의 열연 가격은 톤당 670달러인데 여기에 관세 25%가 붙어도 톤당 837달러가 된다. 유럽 열연 가격이 현재 톤당 849달러인 만큼 한국산 열연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해 수출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