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여파로 주유소 휘발유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에서 휘발유를 공급하는 주유소는 평균 휘발유값이 정유4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눈길을 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의 '유가예보'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1월 셋째 주(18~24일)에 리터당 1506원(±12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리터당 12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전국 주유소 가운데 10곳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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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
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명품대기주유소는 20일 기준 휘발유 가격이 1258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대구 서민주유소도 같은 가격으로 휘발유를 팔았다. 그런데 현대오일뱅크가 공급하는 안동VIP주유소도 1295원으로 역시 1200원 대에 휘발유를 팔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오피넷이 매주 발표하는 정유사별 평균 휘발유 가격에서 GS칼텍스, 에쓰오일, SK에너지 등 정유4사 가운데 지난해 11월부터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가상표(무폴)주유소와 알뜰주유소, 농협알뜰주유소는 경영구조상 기름값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많아 통상 정유4사가 운영하는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휘발유를 제공한다.
최근 1개월 동안 최저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유소는 자가상표(무폴)주유소인 충북 음성군 상평주유소였다. 이밖에도 1200원 대를 기록하고 있는 주유소는 대부분 알뜰주유소나 자가상표(무폴)주유소였다.
정유4사의 직영주유소나 사업자 운영 주유소들은 독점계약을 통해 휘발유를 공급받기 때문에 알뜰주유소나 자가상표 주유소들에 비해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자가상표 주유소는 정유사와 독점계약을 하지 않고 다양한 정유사나 석유수입사로부터 유류를 공급받아 경쟁을 통해 더욱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유류를 판매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는 알뜰주유소와 자가상표 주유소를 제외한 정유4사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에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소매 판매가격은 주유소 운영자들의 영업전략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대오일뱅크 상표 주유소들은 상대적으로 임대료 등 비용부담이 적은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휘발유값이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업계 가운데 최고의 고도화율을 달성해 원유비용을 절감한 것도 휘발유 공급단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와 함께 원유도입 비용도 낮췄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콜롬비아 국영석유기업인 에코페트롤과 100만 배럴의 원유도입 계약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남미산 원유가 중동산과 비교해 배럴당 3~7달러가량 저렴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오일뱅크만 사용하는 고체연료(코크스)도 원가절감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이 있는 충남 서산시는 고체연료 사용을 허용해 원유에서 석유제품을 뽑아내고 남은 코크스를 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사업본부는 시장 흐름을 철저히 분석해 유가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단 한 푼이라도 경제성있는 원유를 도입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