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내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회사와 부품회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GM, BMW, 현대차에 이어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이 미국 상무부에 의견서를 보내 수입차 관세 인상을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
▲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수출선적부두 모습. |
제임스 토빈 마그나인터내셔널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서한에서 “수입차 및 수입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다른 형태의 무역 장벽을 세우는 것은 미국 경제는 물론 미국 자동차산업 전반을 위협할 것”이라고 썼다.
마그나인터내셔널에 앞서 GM,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각 완성차회사들은 한 목소리로 수입차 관세 부과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하는 한편 완성차회사의 미국 일자리 및 투자 확대 노력을 들었다.
현대차는 의견서에 미국의 수입차 관세 강화가 “현대차에 타격을 주고 이는 결국 북한의 핵개발을 멈추게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완성차회사인 GM 마저 “수입차 관세 인상은 미국에서 GM의 입지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러 나라 정부도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최근 미국의 수입차 관세 인상 시 328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조치를 취할 뜻을 미국 상무부에 전달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6월27~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미국의 수입차 관세 인상과 관련해 한국 완성차회사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애를 썼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백 장관의 미국 방문 기간에 미국 상무부 담당자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직접 의견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 관세를 올릴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로이터, A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월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의 수입차 및 수입 자동차 부품 관련 조사가 언제 끝나는 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3∼4주 안에 끝날 것”이라며 “미국은 무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 상무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상무부의 조사 결과 발표시기를 앞당기면서 이미 관세 인상으로 결론을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미국 상무부에 수입차 및 수입 자동차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가 적용되면 수입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