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를 놓고 7년 동안 벌여온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28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서 화해를 통해 아이폰 특허침해 소송을 끝내기로 했다.
 

구체적 합의조건은 소송자료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해졌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CNET)에 따르면 사건을 심리한 새너제이 연방지법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남은 요구와 반대요구를 철회하고 합의하기로 했음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같은 요구를 놓고 추가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씨넷은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합의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으로 누적돤 피로감 탓에 앞으로 소송을 지속적으로 끌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해 이번에 합의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애초 새너제이 연방지법 배심은 지난 5월25일 삼성전자에 5억3900만 달러(약 604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과 유틸리티 기능 특허를 베꼈고 애플이 입은 재정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6월7일 배심원 평결 불복 심리(post-trial motion) 신청서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 내고 배상액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에게 3억99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한 데서 배상액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소송은 2011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을 만들며 ‘둥근 모서리’ 등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것이다.

미국 대법원은 2017년 12월 애플 측이 삼성에서 침해했다고 주장한 디자인은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며 11개 스마트폰 기종으로부터 얻은 수익 전부를 애플에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이 결정에 따라 올해 5월14일부터 새너제이 연방지법에서 다시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애플은 배상금으로 10억 달러를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2800만 달러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합의와 관련해 애플과 합의했다는 사실 외에는 함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