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마그네슘 제련공장인 옥계공장을 재가동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최근 차량경량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차량용 마그네슘 부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페놀누출 사고로 옥계공장 가동이 중단된 뒤 마그네슘 부품 수요증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 부품원료인 마그네슘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바람에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포스코, 옥계공장 가동 중단 길어져 한숨
18일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강릉에 있는 포스코 옥계공장은 2012년 페놀 누출 사고 이후 여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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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2009년부터 옥계공장과 순천공장에서 마그네슘과 같은 비철금속의 연구개발을 해 왔다. 그런데 상용화를 앞두고 2012년 옥계공장에서 페놀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옥계공장은 이 일로 가동이 중단됐다. 포스코는 현재 순천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옥계공장과 인접한 강원도 강릉 일대는 마그네슘 매장량 세계 2위를 자랑한다. 포스코는 애초 옥계공장 일대에 비철 특화단지를 지어 채굴과 제품개발을 병행하려고 했지만 페놀 누출사고로 이를 모두 중단해야 했다.
마그네슘은 최근 완성차업계에서 차세대 차량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으며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현재 마그네슘을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마그네슘 제품단가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업체들도 조만간 차량용 마그네슘 판재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이른 시일 안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후발주자인 중국업체들과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마그네슘은 상용화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아직 비철금속 가운데 단가가 비싼 편”이라며 “마그네슘을 원료로 하는 차량용부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여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단가를 낮추는 것이 중국 업체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옥계공장이 있는 강릉과 강원도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애초 계획대로 비철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페놀 누출사고에 따른 환경오염 여파가 아직 채 가시지 않았다며 옥계공장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의식해 확실한 언급은 피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방침은 환경복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라며 "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 마그네슘, 차세대 차량 경량화 소재로 각광
포스코는 지난해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와 업무협약을 맺어 컨셉트카 ‘이오랩’의 마그네슘 외판을 제작했다. 이오랩은 작년 ‘파리모터쇼‘에 출품됐는데 리터당 100km를 갈 수 있는 높은 연비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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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는 르노와 합작해 만든 '이오랩'에 마그네슘 외판을 적용했다.(뉴시스) |
이오랩이 차체 중량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가 만든 마그네슘 외판이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포스코의 마그네슘 부품에 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정부방침에 따라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리터당 24.3km로 맞춰야 해 포스코의 차량용 마그네슘 외판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파워트레인과 같은 부품의 효율을 끌어올려 차량연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야 높은 연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양산차 가운데 세계 최초로 ‘뉴 SM7 노바’의 외판 일부에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했다. 쌍용차도 '코란도C'의 스피커 떨림판을 종이에서 마그네슘으로 교체해 무게를 3kg 수준에서 1.6kg으로 줄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마그네슘은 철강재와 알루미늄보다 각각 60%와 30% 이상 가볍다"며 "마그네슘의 강성은 알루미늄보다 월등해 앞으로 차량경량화 소재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