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에 지분을 매각하려고 한다.
|
|
|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올해 포스코건설을 상장하려고 하는데 지분 매각이 상장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포스코가 상반기 내로 PIF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최대 40%까지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분 40%는 약 8억5천만 달러 규모다.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89.53%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텍이 소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지분 2.36%를 합하면 지분을 40% 매각해도 경영권을 지키는 데 문제가 없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을 PIF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PIF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자금조달을 주로 하는 국부펀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돈을 운용하고 있다. PIF는 자금운용이 보수적이고 해외투자를 잘 하지 않아 포스코건설 지분을 인수할 경우 국내기업에 대한 첫 투자가 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PIF와 포괄적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완성차 조립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 역시 그 일환이다.
포스코건설은 당초 연내 상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 초 포스코건설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권 회장은 “시장 상황을 봐야하지만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 실적이 문제다.
포스코건설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13년보다 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7.5%나 줄었다. 이 때문에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상장을 추진한다고 해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코건설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포스코건설의 이런 실적을 고려하면 PIF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포스코건설 상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동시장에서 신규수주를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공사를 수주하면 그 이익이 PIF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포스코건설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건설이 중동시장을 기반으로 실적을 개선하면 PIF는 포스코건설 상장 때 지분 평가이익을 얻게 된다. 포스코도 이를 감안해 PIF에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상장시점은 PIF와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건설 상장은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것인데 지분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충분하다면 상장이 예정보다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