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석 부회장이 CJ대한통운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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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
APL로지스틱스는 세계 60국 110지역에서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종합물류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12억 달러를 기록했다.
APL로지스틱스가 취급하는 화물은 자동차, 가정 등의 전자제품, 일반 소비재 등으로 다양하지만 자동차 관련 화물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
특히 완성차 운송부문에 특화돼 있어 최근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GM도 APL로지스틱스의 고객이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CJ대한통운의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물류는 세계 일류를 향해 가야 하는 분야”라며 “물류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KKR, 미국의 물류회사 XPO로지스틱스와 함께 APL로지스틱스 인수 적격후보에 선정됐으며 입찰을 눈앞에 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APL로지스틱스 인수를 통해 앞으로 차량운송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석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양 부회장은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199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뒤 2011년까지 현대차에서 일했다. 특히 폴란드, 터키, 중국, 인도 등에서 16년 이상을 보냈다. 차량 관련 운송에 대해서 전문가라는 평가를 듣는다.
차량 관련 운송의 영업이익률은 택배사업의 영업이익률보다 높다. 이런 점에서 차량운송 부문의 확대는 CJ대한통운의 수익성 개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의 택배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1.7%에 불과하지만 차량 관련 운송의 영업이익률은 최대 8%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통운은 국내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13년 중국의 물류기업 스마트카고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에서도 현지 택배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21국에 30해외법인, 70해외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의 물류시장도 잡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양 부회장은 올해 무인항공기 드론을 들여와 시험비행을 할 계획도 세웠다. 차량이나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 무인 항공기 드론을 띄워 물품을 운송하겠다는 것이다.
양 부회장은 9일 전국 우수 택배기사 100명과 함께 한 신년간담회에서 CJ대한통운의 미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양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지속적 투자로 효율화를 달성해 같은 시간 일하면서도 1인당 평균 배송량을 크게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택배기사들의 월 수입은 700만~8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