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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디스플레이 '올레드 위기'에 TV사업 질주 낙관 못해

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 2018-06-18 15: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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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레드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사업을 전체 수익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올레드TV사업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올레드 위기'에 TV사업 질주 낙관 못해
▲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하지만 올레드TV용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생산 확대를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LG전자의 향후 올레드TV사업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 증설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LG전자가 올레드TV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올레드TV 출하량이 31만 대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18만7천 대)보다 1.6배가량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LG전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40%가량 늘어난 약 170만 대의 올레드TV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향후 올레드TV시장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올레드TV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출하량 기준 올레드TV 점유율은 1%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레드TV 판매대수를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늘리고 2021년에는 1천만 대 이상의 올레드TV시장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LG전자의 현재 올레드TV 점유율을 감안하면 700만 대 정도를 내다팔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가 수요만큼 올레드TV패널를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LG전자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고부가 LCD패널 위주로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올레드 위주로 증설 투자를 벌이며 체질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LCD패널사업에서 손해를 보는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올레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 세계 올레드TV패널 공급은 수요를 30%가량 밑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TV패널 생산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이 필요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세계시장에서 올레드TV패널의 사실상 유일한 공급자로 꼽힌다. 중국 차이나스타 등 일부 회사들이 올레드TV패널 생산에 뛰어들고 있지만 양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올레드TV패널 확보를 LG디스플레이에 사실상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사업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중화권 회사들에 주도권을 내주게 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올레드 설비투자를 계획대로 벌이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2조6천억 원 수준이다. 올해 말까지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현금 창출 규모는 4조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중소형과 대형 올레드 투자 규모 추정치인 7조 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중소형 올레드 투자를 한 차례 미뤘으며 최근 대형 올레드 장비 반입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광저우에 대형 올레드 공장을 구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이마저 중국 상무부의 승인을 받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순조롭지 못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생산라인의 수율을 높이고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생산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며 “실제로 올해 올레드TV패널 생산 규모가 지난해 월 6만 장에서 7만 장 정도로 확대돼 LG전자의 올레드TV 생산목표를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LG전자가 TV사업을 포함한 HE사업본부에서 10%를 웃도는 고수익성을 지속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TV 패널 가격을 올리면서 LG전자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5년 만에 올레드TV 패널 가격을 올리면서 올해 하반기 올레드TV 패널사업에서 흑자 전환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LG전자가 최근 올레드TV 패널 가격 상승을 놓고 우려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LG전자는 현재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건조기 등 생활가전과 올레드TV 위주의 TV사업에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에서 눈에 띄게 적자폭을 줄이거나 성장사업인 자동차전장사업에서 단번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TV를 포함한 가전사업이 당분간 수익을 지탱해야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올레드TV사업에서 운명을 함께 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체질 개선은 LG전자 올레드TV사업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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