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6-15 16: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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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방송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회사인 넷플릭스와 제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IPTV)에서 1, 2위 사업자를 따라잡으려면 글로벌기업들과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휴를 위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가 성사되면 국내 소비자들은 최초로 IP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케이블TV 1, 3위 사업자인 CJ헬로와 딜라이브만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협력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방송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일부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와 제휴하기 위해 파격적 수익 배분율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유리한 거래조건으로 국내에 진출하면 국내 미디어산업 생태계의 존립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KBSN’을 비롯한 공중파계열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업체, CJE&M 등 26개 법인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LG유플러스가 수익의 90%를 넷플릭스에게 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콘텐츠 제공자에게 수익의 50%를 주는 것과 비교하면 LG유플러스가 손해를 보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방송업계의 반발과 불리한 계약에도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려 하는 것은 IPTV 3위 사업자의 절실함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하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0.89%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입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점유율 20.21%의 KT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2위인 SK브로드밴드도 점유율 13.65%로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LG유플러스가 IPTV사업에서 KT와 SK브로드밴드와 격차를 줄이려면 콘텐츠 경쟁력에서 앞서야 한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자체 콘텐츠와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부터 제공받는 콘텐츠만으로는 경쟁사와 차별성을 부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8월 구글과 협력해 ‘유튜브키즈’를 IPTV 콘텐츠에 추가하기도 했다. 유튜브키즈는 3월 기준으로 매주 1100만 명이 시청하고 있는 어린이용 콘텐츠로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이 새로운 IPTV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만 넷플릭스와 제휴는 현재 논의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제휴는 LG유플러스의 실적에도 곧바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IPTV사업의 콘텐츠 확장으로 가입자 성장뿐만 아니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증가할 것”이라며 “IPTV사업은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고 기업가치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