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시장이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영향을 받아 위축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주요 회사들의 상장일정이 재개되고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에 쏠렸던 관심도 다시 공모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부터 6월 초까지 국내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6곳에 불과하다.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월부터 6월 초까지 국내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6곳에 불과하다. 공모금액 규모는 600억 원을 밑돌았다.
1분기에 14곳이 신규 상장해 공모금액 4778억 원으로 1분기 기준 최고치를 새로 쓴 것과 비교하면 기업공개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해 2분기에는 18곳이 신규 상장했는데 공모금액 규모는 4조4900억 원이었다.
올해 기업공개시장의 최대어급으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가 4월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공모가를 받은 뒤 상장을 철회한 영향이 컸다.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대부분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피해 일정을 잡았는데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중단하면서 2분기에 상장기업을 찾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업공개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분식회계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신청한 기업을 중심으로 회계감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회계감리를 받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감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 심사를 뒤로 미루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사실상 한국거래소의 심사승인을 눈앞에 뒀지만 감리 대상에 오르면서 모든 일정이 중단됐고 티웨이항공도 상장심사가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과 함께 올해 기업공개시장의 최대어급로 분류되던 현대오일뱅크도 상반기에 상장 예심을 청구하려던 계획에서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루고 회계부문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어급 상장 예정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불확실해지면서 이들을 피해 상장 일정을 잡으려던 중소형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다시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정보통신과 티웨이항공, 현대오일뱅크 등이 올해 상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은 데다 카카오게임즈와 KTB네트워크 등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면서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기업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공모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계획이 나오지 않으면서 남북경협주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기업공개시장은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각종 이슈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라며 “금감원의 회계감리가 일단락될 때까지는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