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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대기업과 골목상권 갈등 키우는 '사업조정제도' 손볼까

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 2018-06-13 1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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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시행되는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조정에 따른 대기업 규제가 사업 본격화 이후 이뤄져 예측하기 힘든 손해를 낳고 있기 때문인데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사업 구상 단계에서부터 검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기부, 대기업과 골목상권 갈등 키우는 '사업조정제도' 손볼까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13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사업조정제도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대기업과 소상공인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조정제도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명시돼 있는데 중소기업자 단체가 대기업의 사업 인수와 개시, 확장으로 심각한 경영상 피해를 받을 수 있을 때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신청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신청을 받은 뒤 사업조정 안건을 심의해 대기업에 영업시간 제한과 개점 연기, 홍보·마케팅 제한 등의 규제 조치를 취하게 된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규제가 확정되는 시점이다. 사업조정이 시작되려면 대기업의 사업 추진으로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피해가 특정돼야 하기 때문에 결국 사업의 대부분 진척된 뒤에야 조정절차가 진행된다.

유진기업은 3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홈센터 개점을 3년 연기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에 유진기업은 4년 동안 250억 원을 넘게 투자했고 직원까지 채용한 상태에서 개점을 연기하면 손해가 크다며 법원에 집행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이 5월30일 유진기업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4일 홈센터는 임시로 문을 열었다.

롯데쇼핑 군산점도 군산시 3개 협동조합이 낸 사업조정으로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개장 지연에 따라 채용된 직원과 영업을 준비한 상인들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사업조정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에서는 소상공인들이 받을 피해를 산정하기 힘들어 뒤늦은 사업조정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만 심화하는 셈이다.

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유진기업 홈센터와 갈등을 놓고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 매장이 들어설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특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이 사업을 계획할 때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려대학교가 발간한 2017년 6월 발간한 ‘중소기업 사업조정제도 실효성 제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7차례의 사업조정 제도 개정을 통해 대기업의 사업 개시 또는 확장 ‘계획’에 관해 주무 부처가 중소기업정책심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기업의 사업 활동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기업이 사업을 구상할 때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무도 부과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기업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업조정제도는 대기업의 사업계획만으로 사업조정이 되지 않고 대기업에 중소기업 침해 분석 의무도 부과하지 않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017년 8월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천방안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사업의 개시나 확대 시에 해당 사업과 동종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명시해야 한다”며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사전에 분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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