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와 신세계DF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구역을 하나씩 나눠 차지하면 단기적으로 각 회사의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호텔신라가 DF1, 신세계DF가 DF5의 사업자로 선정될 때 시장 지배력에 큰 변화는 없지만 각 회사의 수익성에는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DF1은 향수와 화장품을 비롯해 전 품목을 판매하며 DF5는 패션잡화를 취급한다. 영업면적은 DF1이 5091㎡, DF5가 1814㎡다.
DF1의 영업면적이 훨씬 넓은 데다 향수와 화장품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DF1을 차지하는 쪽이 사실상 이번 입찰의 승자라고 면세업계는 보고 있다.
관세청은 22일까지 DF1과 DF5를 운영할 최종사업자를 발표한다.
이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DF1을 차지하면 합리적 임대료에 아시아 3대 공항의 화장품 유통권을 사실상 독점하게 돼 협상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신세계DF도 기존 임대료보다 낮은 임대료에 인천국제공항 두 터미널의 패션잡화 주력 사업자가 돼 협상력이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봤다.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 모두 입점해 화장품과 향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DF의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패션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호텔신라가 신세계DF를 제치고 두 구역을 모두 차지하면 신라면세점의 점유율은 30%대로 상승한다.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점유율 36%를 바짝 뒤쫓게 된다.
신세계DF가 두 구역에서 모두 선정되면 신세계면세점의 점유율은 22%로 올라 신라면세점의 점유율 24%를 위협하게 된다.
이 연구원은 “신세계DF가 두 구역을 모두 차지하면 임대료는 다소 높지만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공항면세점에서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에 진출하게 되는 의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다만 “어느 시나리오로 흘러가든 중장기적으로는 면세점을 차지하는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 상승 및 협상력 증가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면세점업황도 긍정적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 면세산업은 3~4월에 15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보였으며 5월에도 이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7~8월 성수기에 진입하며 매출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웨이상(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상인)의 구조적 성장으로 면세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송객 수수료율도 완만하게 낮아지면서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