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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친환경선박 1위 지키기 위해 연합전선 촘촘히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6-06 06: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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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친환경선박 1위 지키기 위해 연합전선 촘촘히
▲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 부사장,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주영걸 현대일렉트릭 사장(왼쪽부터).
현대중공업그룹이 친환경 선박 시대에도 조선시장 선두를 지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건조부문에서 그동안 축적한 기술적 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일렉트릭은 친환경 선박 개조 등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친환경선박시장의 사업은 LNG추진선 건조와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선박 개조는 기존 선박에 평형수 처리장치와 황산화물 정화장치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일이다. 

국제해사기구가 2019년부터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를, 2020년부터 선박 배기가스에서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이도록 규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친환경 선박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게 LNG추진선과 친환경 선박 개조부문은 어느 한 쪽도 놓칠 수 없는 분야다. 

김봉재 현대중공업 미래전략팀 부장은 '가스연료 추진 선박 경제성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에는 스크러버가, 가까운 바다에서 운항되는 배는 LNG연료 추진 방식이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새로 건조되는 선박은 LNG추진선으로 건조되거나 적어도 스크러버가 설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제해사기구의 규제에 따라 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와 선박 평형수에 있는 미생물을 제거하는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설치사업 등 친환경 선박 개조시장이 올해 36억 달러 규모에서 2021년 11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4년 만에 3배 성장한다는 것이다. 

LNG추진선시장도 성장성이 좋은 것은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추진선은 2014년 68대 운영되는 데 그쳤지만 올해 254대로 급증했다. 로이드선급협회는 LNG추진선이 2025년까지 2천 척 가까이 건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LNG추진선을 건조하면서 경험을 쌓는 동시에 향후 LNG추진선으로 개조될 수 있는 선박 설계옵션 'LNG레디'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선박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중동 선사 UASC로부터 LNG레디가 적용된 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받아 인도했고 현대미포조선도 일신해운으로부터 5만 톤급 LNG추진 벌크선을 수주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러시아 소브콤플로트로부터 LNG추진방식이 적용된 LNG추진 유조선 4척을 수주해 올해 7월 첫 선박의 인도를 앞두고 있다. 대형 유조선에 LNG추진방식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가격이 더 비싸 수익성이 좋은 데다 기술 진입장벽도 높다. 중국 조선소가 저가 공세만으로 진입하기 쉽지 않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들은 LNG추진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 중국 등 해외 조선사와 격차를 벌리면서 미래를 담보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친환경 선박 개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열사로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일렉트릭이 꼽힌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로 스크러버와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설치사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친환경 선박 설비 설치사업의 신규 수주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올해 1분기 친환경 선박 설비부문에서 신규 수주 3600만 달러를 확보했다. 1분기 수주목표의 130%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친환경 선박 설비사업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까닭으로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는 경쟁사보다 10%, 스크러버는 25% 정도 싸 원가 경쟁력이 더 뛰어나다고 한국투자증권은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친환경선박 1위 지키기 위해 연합전선 촘촘히
▲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윤문균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새로 건조되는 선박도 스크러버 적용이 고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가 현재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서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부문장도 맡고 있는 점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은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선박 연비를 높이는 사업을 진행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4월 세계 최대 산업기술박람회인 하노버매세2018에서 선박기관 및 전력계통을 원격으로 관리하면서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스마트십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영걸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오일과 가스 등 해양플랜트와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선박 관련 기자재를 개발하는 것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 상품으로 개발된 것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황산화물저장장치인 스크러버는 돈이 많이 들고 선박의 연비도 나쁘게 만든다는 게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가 경쟁사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크러버를 공급하고 현대일렉트릭이 선박 연비를 높여주는 스마트선박 솔루션 등을 공급하면서 스크러버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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