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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국인 행장 박종복, SC은행 추락 막을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1-10 1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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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 회장 겸 SC은행장이 SC은행을 ‘한국형 은행’으로 탈바꿈해 추락하는 실적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행장이 한국SC은행 최초로 한국인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SC은행의 추락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는 등 탈바꿈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 한국인 행장 박종복, SC은행 추락 막을까  
▲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박 행장은 8일 취임하면서 한국SC은행을 한국 현실에 맞춰 현지화된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현실에 맞는 영업활동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경쟁상대는 한국의 은행들”이라고 말했다.

박 행장은 역대 한국SC은행장 가운데 첫 한국인이다. 한국SC은행은 영국에 본사가 있는 SC그룹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해 설립한 뒤 그동안 계속 외국인이 은행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 영업으로 수익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SC은행은 지금까지 안전성이 높고 단기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개인고객 영업에 치중했다.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대출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이 70%에 이른다. 다른 국내은행들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가계대출 비중을 50% 선으로 줄인 것과 비교된다.

한국SC은행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개인금융시장이 불황에 빠지자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영업손실 49억 원을 냈다. 2013년 같은 기간에 순이익 1070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은 은행장들이 직접 영업전선에 나설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SC은행의 경우 외국인 은행장이어서 한계가 있었다”며 “박 행장은 35년 동안 은행 현장에서 일한 베테랑 금융인으로 한국SC은행의 현지화를 강력히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50개의 영업점을 폐쇄하고 은행장이 직접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3개 본부를 직할하는 체제로 조직을 바꿨다.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체계를 재편했다는 뜻이다.
 
박 행장은 이 기조를 이어 한국SC은행의 기업금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한국SC은행 전신인 제일은행 시절부터 영업현장에서 직접 뛰며 한국의 시장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SC은행의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특히 중소기업대출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자산이 약 64조 원에 불과해 대규모 자산이 필요한 대기업 대상 대출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2013년 리처드 힐 전 행장 시절부터 중소기업대출 강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SC은행은 신용도가 높은 중소기업에게만 대출을 하면서 사업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3분기에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90.1%를 대출금리 5% 미만인 우량 중소기업에게 내줬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1위인 IBK기업은행은 같은 구간의 대출 비중이 67.2%다.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대출인 기술금융 실적도 매우 낮다. 한국SC은행은 지난달 중순까지 전체 18건에 39억 원 규모의 기술금융 대출을 했다. 국내은행 18개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다.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기술금융 우수은행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히면서 한국SC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더욱 뒤로 처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박 행장이 한국SC금융이 한국SC은행에 흡수합병되는 시점에 맞춰 소매금융 부문에서 다시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박 행장은 1979년 제일은행에 들어온 뒤 소매채널사업본부장을 거쳐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부행장을 역임했다.

박 행장은 “추가 구조조정 없이 한국SC은행을 국내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원한다면 그 부분은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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