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9일 미얀마 현지 초등학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NH농협은행> |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동남아시아 거점 미얀마 법인을 직접 살피며 동남아 개척에 정성을 쏟고 있다. 미얀마에서 농촌 금융거래를 활성화하고 금융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미얀마에서 3년 안으로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 행장은 9일 농협파이낸스미얀마를 찾아가 직접 사업 추진현황을 살피고 현지 임직원들을 만났다.
이 행장은 “미얀마 정부·유관기관과 사업협력을 통해 농협은행만의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사업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가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가라는 점은 NH농협은행이 다른 은행들보다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미얀마는 중국 및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ESAN)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기도 해 동남아시아 국가로 진출하는 데 거점이 될 수 있다. 미얀마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등이 인접해 있다.
미얀마의 경제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2017년 12월 한국무역진흥공단 분석에 따르면 미얀마는 2018년 국내총생산량(GDP)이 7.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 2~3년 동안 7~8%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TV와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증가하고 빈곤율이 2016년 32.1%에서 2017년에 12.7%포인트 떨어지는 등 중산층의 경제력이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먼저 진출해 자리를 잡을수록 미얀마에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유리해진다.
미얀마 정부는 2018년 들어 당분간 외국계 회사에 추가적 금융업 인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을 포함해 이미 진출해 사업을 시작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좋은 환경에 놓였다.
이 행장은 유일하게 미얀마에 해외법인을 두고 농업 금융기반을 차근차근 넓혀나가고 있다. 미얀마에 2016년 12월 법인을 설립한 뒤 2018년 5월까지 지점을 9곳 두고 고객 수를 2만5천 명 넘게 확보했다.
2018년 안으로 미얀마에 지점을 14개까지 늘리고 고객 수를 5만 명까지 모으기로 했다.
이 행장은 미얀마 양곤에 집중된 사업을 최대 곡창지대인 에야와디주까지 넓히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NH농협금융지주도 지주회사로서 이 행장이 미얀마에서 사업영역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농업을 앞세워 미얀마 최대 기업 투(HTOO)그룹과 1월 업무협약을 맺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농기계 할부금융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투그룹, 농기계업체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7월부터 NH농협은행이 주축이 돼 농기계 할부금융사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미얀마가 농업 인구는 많지만 농기계와 생산기술 등이 낙후돼 생산성은 낮은 만큼 농기계 할부금융사업이 미얀마에서 성장할 가능성은 크다.
다만 미얀마 경제 발전수준이 한국의 1970~1980년대와 비슷해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농협대학교를 나왔고 농협에서만 40여 년을 근무한 정통 '농협맨'이다.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단순한 통계수치가 아닌 농촌마을을 직접 눈으로 본 것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기에 낙후된 미얀마의 농촌마을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행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과거 고질적 농촌고리채 문제를 해소한 농업금융의 노하우를 부러워하는 동남아 국가들이 많았다"며 "실제 미얀마 법인을 설립할 때는 현지 정부가 이런 점을 높게 평가해 진출한 한국계 금융회사 중 최단 기간으로 사업인가를 승인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미얀마가 성장하고 있는 국가인 만큼 시간을 길게 두고 농촌의 금융 기반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농촌에서 주먹구구로 돈 거래를 하다 보면 이율 40~50%의 고리채가 생겨나기도 하는데 농협이 농촌 금융거래를 한층 양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