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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센스가 혈당측정기로 레드오션 시장 개척한 비결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1-09 11: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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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센스가 혈당측정기로 레드오션 시장 개척한 비결  
▲ 차근식 아이센스 대표

헬스케어기업들이 올해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웨어러블 기기가 확대되면서 그 중심에 헬스케어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가혈당측정기 제조기업인 아이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의 98%를 장악한 상황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뛰어들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센스의 간편한 자가혈당측정기가 웨어러블 기기와 접목될 가능성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 아이센스는 왜 주목받나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 영향에 따라 당뇨병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은 연평균 4.7%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센스는 최근 3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아이센스는 2000년 설립됐고 코스닥에 2013년 상장됐다.

아이센스는 2011년 매출 522억 원을 거뒀다. 그뒤 매출이 계속 증가해 2012년 665억, 2013년 829억 원으로 늘었다. 아이센스는 지난해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률도 20%를 넘겼다.

아이센스는 해외수출도 활발해 글로벌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아이센스의 해외수출 비중은 81.5%에 이른다. 지역별 매출비중은 북미 28.9%, 아시아 24.7%, 한국 18.5%, 유럽 18.6%다.

아이센스의 대표 제품은 자가혈당측정기다. 이 기기는 혈당측정기와 1회용 혈당검사지로 구성돼 있다. 누구나 쉽게 혼자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아이센스의 혈당측정기는 손가락에 침을 찔러 나온 소량의 피를 검사지에 묻히면 5초 만에 혈당수치를 보여준다.

  아이센스가 혈당측정기로 레드오션 시장 개척한 비결  
▲ 남학현 아이센스 대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 “점유율 0.1%만이라도 차지해 보자”


아이센스는 광운대 화학과 차근식, 남학현 교수가 설립했다. 두 대표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광운대 실험실에서 혈당측정기를 개발했다.

남 대표는 “광운대 교수 차근식 대표와 함께 정부 국책과제를 진행해 왔던 것이 아이센스 공동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199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00년 8명으로 회사를 출범시켰다.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은 약 20조 원 규모다. 글로벌기업인 로슈(33%), 존슨앤존슨(27%), 바이엘(15%), 애보트(14%)가 세계 시장점유율 98%를 차지하고 있다.

두 대표가 글로벌기업들이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는 혈당측정기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회사 설립을 하면서 세웠던 꿈은 소박했다.

2000년 당시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7조 원 수준이었다. 두 대표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 0.1%만 차지해 70억 원의 매출을 내보자며 회사를 설립했다.

두 대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댈 수 있는 곳이 기술력 밖에 없다고 봤다. 그래서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2003년 아이센스 대표 자가혈당측정기 브랜드인 ‘케어센스’를 내놓으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다른 혈당측정기들은 혈당을 한 번 측정할 때 혈액이 4마이크로리터(㎕) 정도 필요했다. 측정하는 시간도 30초가 걸렸다. 아이센스의 혈당측정기는 혈액 0.5마이크로리터(㎕)로 5초 만에 측정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혈당측정기 제품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교수 출신인 두 대표는 차별적 제품의 개발에 성공했지만 영업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와 대기업들은 당시 대량생산이 힘들었던 아이센스의 제품을 팔아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대표는 직접 팔지 않으면 길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때마침 국내 혈당진단시장에 기회가 생겼다. 대리점을 통해 혈당 측정기를 판매하던 다국적기업들이 본사 직영체제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자 국내 대리점들과 유통상들이 아이센스의 제품을 팔아보겠다고 나섰다. 남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호의적이었던 것은 행운”이라며 “제품 판매를 시작한 2004년 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 해 미국 혈당 측정기업체 아가매트릭스도 아이센스를 찾아왔다. 아가매트릭스는 현재 아이센스의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아이센스 매출은  2005년 36억 원에서 1년 새 128억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다음 문제는 검사지인 스트립 공급이었다. 혈당측정기가 아무리 좋아도 검사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무용지물이다.

  아이센스가 혈당측정기로 레드오션 시장 개척한 비결  
▲ 아이센스의 자가혈당측정기 케어센스
아이센스는 2007년 원주에 공장을 지어 소모품인 검사지 생산 능력을 보강했다. 아이센스는 초기에 하루 3만 스트립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아이센스 혈당측정기가 잘 팔리면서 공급처들은 검사지 물량 확대를 요구했다.

아이센스는 2012년 송도에 공장을 신설해 연간 최대 20억 검사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아이센스는 2010년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뉴질랜드 정부의 의료기기 구매 독립기관인 ‘파맥’이 3년 동안 아이센스의 혈당스트립 제품에만 의료보험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아이센스의 품질을 인정한 것이다. 아이센스는 뉴질랜드에 독점 공급계약을 따냈다.

남 대표는 “당시 글로벌 빅4 기업들이 모두 입찰했지만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아이센스가 계약을 따냈다”며 “최근 뉴질랜드 정부 보고서에서도 아이센스 제품을 쓴 것은 효율적인 결정이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 달성”

아이센스는 선진국인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혈당측정기를 수출한 데에서 벗어나 중국과 남미,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을 공략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아이센스는 새로운 시장 공략으로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워놓고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센스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병원을 대상으로 한 제품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남 대표는 “점유율을 올리려면 병원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팔아야 한다”며 “환자 기록이 남고 혈당치가 데이터베이스화해 연결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센스는 새로운 제품도 이미 개발했다.

아이센스는 올해 상반기에 병원을 대상으로 당화혈색소측정기를 공급하려고 한다. 국내 인증 절차를 받고 있으며 유럽에서 이미 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아이센스는 유럽에서 올해 하반기쯤 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남 대표는 “아이센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0.8%에 불과하지만 병원 대상 사업을 강화해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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