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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설계 경쟁력 위해 인수합병 추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5-27 14: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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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비주력분야로 꼽히던 시스템반도체 설계사업에서 경쟁력 확보를 앞당기기 위해 다른 반도체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사업 역량을 키우는 일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과 5G통신 등 신성장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중요하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설계 경쟁력 위해 인수합병 추진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조직 역량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삼성전자가 2017년 5월 반도체사업 조직개편에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사업부와 분리해 독립한 연구개발 전담 조직이다.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은 강인엽 사장은 2017년 삼성전자 연말인사에서 승진했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사장급 조직으로 승격되며 더 힘이 실린 셈이다.

강 사장은 최근 전자전문매체 지디넷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1년 동안 사업부 전체 인력도 5%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그동안 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프로세서와 통신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부품을 설계하는 역할에 그쳐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기술력을 높여 퀄컴 등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기업과 맞설 수 있도록 키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최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강 사장은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대상은 아직 밝히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다른 반도체기업을 인수할 정도의 공격적 투자로 경쟁력 확보를 적극 앞당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에서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를 주축으로 두고 있는데 그동안 무게중심이 메모리반도체 쪽으로 크게 쏠려 있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실적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81%, 영업이익 비중은 96%에 이른다. 시스템반도체사업이 실제 실적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하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새 성장동력으로 강조하는 자율주행차와 5G통신, 인공지능 등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하려면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로 꼽힌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5G 통신반도체 등 핵심 부품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시장 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경쟁사와 기술적 차별화 요소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디넷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인공지능과 5G사업에서 미래를 바꿀 만한 큰 기회의 열쇠가 될 수 있다"며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수확을 거둘 잠재력을 갖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강 사장은 "앞으로 3~5년 뒤에는 결과로 노력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을 앞두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은 최근 수년 동안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성장에 속도를 내 왔다.

인텔이 약 18조 원에 인공지능 반도체기업 알테라를 사들인 것과 퀄컴이 약 47조 원에 자동차반도체기업 NXP를 인수하기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자전문매체 EE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글로벌 반도체업계에서 모두 253조 원에 이르는 규모의 인수합병이 진행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 인수합병 경험이 전무하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설계 경쟁력 위해 인수합병 추진
▲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개발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강 사장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능력이 현재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만큼 인수합병과 같은 투자에 앞으로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는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 아직 극복해야 할 한계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앞으로 전진하기 위해 외부 기업의 인수합병과 전략적 협력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에 8조 원 이상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신사업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에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강 사장이 시스템LSI사업부의 신산업분야 경쟁력 확보를 노려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도 전사적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공산이 크다.

지디넷은 "삼성전자는 효과적 성장을 위한 사업 재편에 그동안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다"며 "시스템반도체사업에 미래를 걸고 있는 만큼 진지한 노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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