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시장 거래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플랜트 부진에서 발생하는 매출 공백을 주택사업에서 메워왔는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으로 주택시장 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중장기 실적을 놓고 걱정도 커지고 있다.
▲ 서울 재건축 시장 거래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부담금을 1억3569만 원이라고 발표한 뒤 재건축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에 산정된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부담금은 조합이 애초 예상한 금액의 16배에 이른다.
부동산114의 재건축 관련 보고서를 보면 4월 넷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0.03%로 2017년 9월 -0.12%를 나타낸 이후 33주 만에 떨어졌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4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월에 면적 101.70㎡(31평)를 기준으로 최고 16억1천만 원까지 거래됐는데 5월18일 기준 거래금액이 14억7천만~15억2천만 원 선까지 내렸다.
재건축시장이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거래 현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3월 1만3856건에서 4월 6286건까지 감소했고 5월에는 23일을 기준으로 3800건이 거래됐다.
한강 이남의 주요 지역인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아파트 거래량도 3월 평균 710건에서 4월 평균 205건, 5월 평균 134건까지 줄었다. 5월 거래량은 23일 기준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플랜트 발주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왔다.
대우건설 주택건축공사 매출 비중은 2016년 54.7%였는데 2018년 1분기 59.7%로 늘었다. GS건설도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2016년 33.4%에서 2018년 1분기 43.1%로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1분기에 주택사업이 전체 매출의 55.3%를 차지했다.
건설사들은 보통 2~3년 주기로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소진한다. 따라서 주택시장 부진이 단기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소진되는 수주잔고만큼 신규 수주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내기 어려워진다.
국내 주택건설업황은 하반기에 더욱 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제도 현실화에 이어 보유세 개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부동산시장을 규제하는 법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 보유세 강화가 마지막 카드다.
전문가들은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공약인 주택시장 안정이 흔들릴 가능성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가라앉은 주택거래시장 분위기가 반전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