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최대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시장 점유율은 하락해 정몽구 회장으로서 아쉬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제값받기를 위해 노력한 점에 높은 평가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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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2013년보다 4% 증가한 130만5천 대를 판매했다고 6일 밝혔다.
판매량으로만 따지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72만5천 대와 58만 대를 판매해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 역대 최대판매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 점유율은 하락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3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7.9%를 기록해 4년 만에 8%를 밑돌았다. 차량판매 순위에서도 138만6천 대를 판매한 닛산에 6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시장이 저유가로 대형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현대기아차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엔화약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자동차업체들과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미국시장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휘발유 판매가격이 1갤런(약 3.8리터)당 2달러 미만까지 떨어졌다. 연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자 대형 SUV와 픽업트럭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도 SUV모델인 산타페와 투싼의 판매가 2013년보다 각각 21.5%와 13% 증가했다. 그러나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의 출시가 작년 11월로 늦어지면서 대형차량을 선호하는 미국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되면서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경쟁이 심화한 것도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엔화약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급 정책을 펼치면서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237만3천 대를 판매해 2013년보다 판매가 6.2% 늘었다. 닛산 역시 138만6천 대를 판매해 11.1%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판매 7위로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제값받기 정책을 펼쳐 할인혜택이 대폭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판매실적을 달성한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제값받기를 했음에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TV광고 등 공격적 마케팅과 카니발, 쏘렌토 등 주력 신차를 바탕으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