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시큐리티(영상보안)사업의 부진을 끊어내기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 도시사업을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 도시가 본격적으로 육성되면 정보통신 기술의 적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화테크윈이 영상보안 제품 판매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스마트 도시 조성사업을 건설산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도시 조성 및 산업진흥 등에 관한 법률(스마트도시법)에 따르면 스마트 도시는 건설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 등을 융복합해 건설된 도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말한다.
정부는 2003년 이미 유비쿼터스 도시라는 고유 브랜드를 만들어 스마트 도시 관련 정책을 추진해왔다.
2008년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다가 2017년에 스마트 도시법으로 개정해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의 전반적 향상 등을 목표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 도시가 건설산업의 중요한 분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올해 초 스마트 도시 추진 전략을 발표해 세종과 부산을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했으며 4월 말에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천재원 영국 엑센트리 대표를 각 지역의 스마트 도시 총괄책임자로 선택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스마트 시티 통합플랫폼(방범·방재, 교통, 시설물 관리 등 분야별 정보시스템을 연계·활용하기 위한 기반 소프트웨어) 사업에 민간 솔루션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플랫폼 관련 표준과 인증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부가 2022년경에 세종과 부산에 스마트 도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을 하는 한화테크윈이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에서 사업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테크윈은 폐쇄회로TV(CCTV) 등 영상보안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3월까지만 해도 항공기 엔진부품사업부와 같은 회사에 속했지만 시큐리티부문이 물적분할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로 새로 만들어졌다.
한화테크윈은 2017년 초부터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 탓에 시큐리티사업에서 고전하기 시작했다. 2016년만 하더라도 전체 영업이익의 22.5%를 시큐리티사업에서 냈지만 2017년에는 영업손실 213억 원을 내 적자로 전환했다.
해외시장 점유율이 2014년 3.8%에서 2016년 3%까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추진되는 스마트 도시 조성사업이 한화테크윈에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관련업계는 바라본다.
한화테크윈은 기본적으로 CCTV를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영상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리테일(매장)과 은행, 학교, 아파트, 철도, 병원 등에 영상보안과 관련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며 적용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도시 광역을 감시하는 스마트 관제센터 구축 시스템인 도시감시 솔루션사업도 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의 ‘눈’으로 불리는 영상보안사업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37%(2016년 기준)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도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 시티 조성에서 외형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한화테크윈은 스마트 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PTZ 카메라’ ‘교통 통합관제 솔루션’ ‘멀티 디렉셔널 카메라’ ‘쓰레기 무단투기 솔루션’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시티가 첨단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조성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 도시는 한화테크윈 등 보안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