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담배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소매점 담배 공급가격을 올리자 소매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KT&G의 주가는 담뱃값 인상으로 계속 추락했는데 KT&G가 담배 공급가격을 인상하자 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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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KT&G 사장 |
KT&G 주가는 5일 7만9천 원에 장을 마쳤다. 2일 7만8200원에서 약간 올랐다. 2일 주가는 KT&G가 담배 공급가격을 인상하기로 하자 반등한 것이다.
KT&G주가는 지난달 2일 담뱃값 인상이 결정되자 끝없이 추락했다. 담배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진 탓이다. KT&G의 주가는 지난달 2일 8만6800원에서 지난달 30일 16.46%나 떨어져 7만6100원을 기록했다.
KT&G의 담배 공급가격 조정으로 소매 마진율은 낮아졌다. 이런 KT&G의 결정에 소매점들은 ‘손실 떠넘기기’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KT&G의 담뱃값이 인상됐다. 모두 2천 원씩 올랐다. KT&G는 동시에 담배 공급가를 인상한다는 공문을 소매업체에 보냈다. 공문에서 KT&G는 “저가담배의 적자폭을 일부 줄이고자 특정제품의 공급가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급가가 조정되면서 저가담배(4500원 미만)의 소매점 마진율은 7.5%로 떨어졌다. 중가담배(4500∼5000원 미만)는 9.5%로 낮아졌고 고가담배(5000원 이상)는 마진율이 유지됐다. 기존에 소매점의 경우 담배 소비자가격에 관계없이 마진율은 10%였다.
KT&G의 저가 담배(4000원)인 디스, 라일락, 한라산의 경우 마진율이 지난해 수준(10%)을 유지한다면 갑당 400원이 남지만 새 마진율(7.5%)을 적용하면 300원만 남게 된다.
편의점의 한 점주는 "담뱃값이 오르면서 이윤은 자연스럽게 더 늘지만 그 과실을 제조사에서 더 취하게 되는 것"이라며 "제일 많이 팔리는 가격대의 담배 마진율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른 슈퍼마켓 주인은 "판매점에서 더 뜯어낸 이윤을 제조사가 가져가는 구조"라며 "담배가격이 오르면 판매량도 주는데 공급가까지 변경돼 씁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KT&G 관계자는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최근 10년 동안 원가가 계속 올랐고 저가담배의 적자가 이어졌음에도 소매점 공급가를 조정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KT&G는 담뱃값 인상으로 수요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면세점 담배가격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면세점 담배는 원가 인상분을 제외하면 가격인상 요인이 없어 가격을 올릴 경우 추가 수익은 제조사와 면세점이 나눠 갖는다.
면세점 담배값 인상이 KT&G와 면세점만 이득을 줄 것이라는 비판여론이 형성되자 정부가 개입에 나섰다.
현행법에 면세점 담뱃값 인상에 대한 정부의 개입 수단이 명시돼 있지 않다. 정부는 KT&G가 면세점 담뱃값을 올리면 KT&G가 얻는 수익 가운데 일부를 사회에 환원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