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방을 운영하고 있는 관리자는 “2차 집회 계획이 70% 정도 마무리됐다”며 “집회준비를 꼼꼼하게 하느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2차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참여로 규모가 1차 집회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4일 1차집회를 열고 조 회장과 조 사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주장했는데 애초 참가인원을 100명으로 예상했지만 5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날 조짐은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발견된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집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오마이뉴스를 통해 ‘대한항공판 브이포벤데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데 7일 현재 모금액이 목표치인 3천만 원을 2.5%가량 넘어섰다. 애초 1천만 원 모금 계획을 세웠는데 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모금액을 3천만 원으로 높였다.
대한항공이 회사이름에 ‘대한’ 등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참여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7일 현재 13만1500명을 넘어섰다. 20만 명을 넘어서면 청와대는 청원에 대답할 의무가 있다.
경찰과 관세청 등 정부도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을 놓고 조사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노동절 메시지를 통해 "노동이 제도에 의해, 또는 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홀대받고 모욕받지 않는 세상을 생각한다"며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잣대가 달라지고 비리 의혹 등이 수사를 통해 확인되면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운수권 배정부터 정비점검 등까지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어려움 겪을 수 있다.
이런 압박이 높아짐에 따라 조 회장과 조 사장이 대한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퇴진하고 조 사장이 회장에 올라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에게 경영을 맡긴 채 대외업무를 보면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등을 통해 대한항공 지배력을 이미 확보해 뒀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한진칼,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33.34%에 이른다.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으로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도 김대중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오너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경영에서 퇴진하고 당시 조양호 사장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만 하는 회장을 맡았던 사례가 있다.
하지만 관세청 등 정부기관의 수사과정에서 구체적 처벌 가능성이 생길 때까지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경찰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고 구속영장도 검찰에 의해 반려됐다.관세청도 조 회장 자택 압수수색에서 밝혀진 '비밀의 방'에서 밀수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조 회장은 2014년 말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이 항공기회항 사건을 일으켰을 때도 적극적 수습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애초 업무수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태도를 취했고 국토교통부에서 본격 조사에 나설 뜻을 보인 뒤에야 사과하고 조현아 전 사장을 경영에서 배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