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금융위원회가 금융업의 진입규제를 대대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업 서비스 혁신을 확산하기 위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검토한다.
소액 단기보험사나 중개 전문 증권사 같은 작은 규모의 보험사와 증권사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벽을 낮추는 한편 인가절차의 투명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마무리 회의를 열고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은행권 전반에 편리한 모바일 기반 서비스 및 금리경쟁 등 긍정적 영향을 확산했다고 바라봤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의 혁신성과 가격 경쟁이 소비자에게 준 혜택을 분석해 추가 인가를 검토할 때 활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취급하는 상품의 위험이 낮은 ‘소액단기보험사’의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허가기준을 새로 만들고 소액 단기보험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보험료 규모 등이 일정 수준 이하라면 일본처럼 자본금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50억 엔 이하 규모의 연간 보험료 수익을 올리는 소액단기보험사들은 최저 1000만 엔 자본금으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법을 마련했다. 일반보험사 허가는 최저 10억 엔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금융위는 온라인전문보험사나 특화보험사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도 정비하기로 했다.
인터넷링크를 통한 약관제공을 허용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간단한 소액보험의 판매를 허용하는 등 판매 채널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 IBK연금보험 등 온라인전문보험회사나 특화보험사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했다.
금융위는 모험자본 공급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 전문 특화증권사가 등장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중개 전문 특화증권사란 비상장주식이나 코스닥·코넥스, 사모권 등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를 말한다.
금융위는 특화증권사를 놓고 자본금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투자중개업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 예금자보호 필요성이 큰 은행업과 보험업 등은 인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덜한 자문·일임, 할부리스업 등은 등록제로 운영되며 인가제에 비해 완화된 요건 및 절차가 적용된다.
1인 투자자문회사 설립도 쉬워질 수 있도록 1인 투자자문회사의 자본금 요건을 절반 수준으로 완화한다.
금융위는 10년 만에 부동산신탁회사 신규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부동산신탁사는 진입 장벽이 높아 사실상 시장이 독과점 구조로 형성돼있다.
이밖에 금융위는 인가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인가심사 판단기준을 구체화해 ‘인가 매뉴얼’에 반영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인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한다. 예비인가 이후 일정기간 안에 본인가를 신청했다면 예비인가에서 충족하지 못한 요건만 자료제출을 하도록 한다.
김 부위원장은 “그동안 정부가 수차례 의지를 밝혀온 경쟁촉진, 진입규제 개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라며 “상반기 안에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속도감 있게 후속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