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M 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회사의 수익배분 비율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 이제욱 카카오M 대표이사.
23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카카오M 주가는 최근 넉 달 새 26% 빠졌다.
주가는 1월18일 12만1300원까지 오른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23일 8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8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8만7700원까지 내린 뒤 좀처럼 9만 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멜론을 둘러싼 여러 악재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음원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음반 및 음원 유통계약을 맺었고 최근에는 음원 플랫폼 그루버스의 NHN벅스 보유 지분을 모두 매입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윤구 D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M의 멜론은 지금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다”며 “3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음원시장에 재진입하면 카카오M에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경쟁자의 진출을 코앞에 두고 카카오M은 기존 멜론의 수익마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9일 저작권 신탁관리 단체 4곳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창작자와 음원 스트리밍 회사 사이의 음원수익 분배율을 기존 6대4에서 73대27으로 변경하고 묶음상품 할인율을 50%에서 25%로 낮추는 내용 등을 뼈대로 한다.
문체부는 상반기 안에 개정안의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면 카카오M은 음원 플랫폼의 이용료의 인상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료를 올리면 유료 가입자 수가 줄어들 수 있고 인상을 하지 않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이 요금을 3배 이상 올릴 것이라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카카오M 관계자는 “멜론의 요금 인상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멜론뿐 아니라 모든 음원 스트리밍 회사의 이용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회사들은 나날이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한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회사다. 이용자 사이에 음원을 공유하는 기능이 있어 많은 이용료를 내지 않고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3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해 이목을 끌었다.
중국 텐센트에서 분사한 텐센트뮤직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QQ뮤직’도 만만치 않은 몸집을 자랑한다. 중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점유율이 70%에 이르고 한 달 평균 이용자 수는 7억 명이다. 하반기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데 올해 정보통신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멜론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굳건한 데다 과거 사례 등에 비춰 별 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9월 음원 서비스 밀크뮤직을 선보였다. 출시 당시 멜론 서비스를 운영하던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멜론의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애플뮤직이 2015년 음악추천(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였고 NHN엔터테인먼트는 2016년부터 2년에 걸쳐 ‘니나노클럽’ 등으로 저가전략을 펼쳤음에도 멜론은 큰 이변없이 1위를 지켰다.
멜론 서비스 유료이용자 수는 4월 기준 모두 455만 명으로 점유율이 음원시장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멜론의 뒤를 잇는 지니뮤직과 벅스뮤직 등 다른 회사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각각 점유율이 20%, 10% 수준에 그친다.
카카오M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고도화한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국내 2곳의 대학교와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는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M은 3월25일 회사이름을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카카오M으로 바꿨다.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와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