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은 2003년 8월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 뒤 13년이 채 안된 시점에 한진그룹 주력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에 입사한 지 25년 만에 대표이사를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입사 후 대표이사에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이 조 회장의 절반 수준이다.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26살인 1999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7년 만에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본부 부본부장 상무보로 승진해 임원에 올랐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007년 3월에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2013년 상무로 승진했다. 30살에 임원에 올라 국내 최연소 대기업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2월 기업경영평가회사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일반 회사원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데 평균 24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현아 사장과 조현민 전무는 일반인보다 17~18년 빨리 임원으로 승진한 셈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회사를 소유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오너 3세의 오너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현아 사장의 경영 복귀설이 나오자 “조현아 사장은 회사 직원까지 개인 소유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경영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며 “재벌 2, 3세가 회사를 사유물로 여기고 있는데 자정노력이 없다면 임원 자격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한항공 부기장은 2014년 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조현민 전무의 어린 시절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 글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1992년 비행기 조종실에 들어서면서 “오빠, 잘 봐놓아”라며 “앞으로 오빠 회사 될 거니까”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대한항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일화다.
조현민 전무는 14일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의 폭언과 욕설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갑횡포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 (왼쪽부터)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한진그룹은 그동안 수 차례 오너 3세들의 갑횡포 논란이 불거졌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2000년 교통단속을 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다가 시민들에 붙잡혔으며 2005년 70대 노인에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2012년 인하대학교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시민단체 관계자에 욕설을 하기도 했다.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항공기 회항 사건을 일으킨 데 이어 조현민 전무가 최근 갑횡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한항공은 16일 입장자료를 내고 “경찰에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 논란을 놓고 내사를 하고 있는 만큼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의 결과를 지켜본 뒤 회사 차원에서 조 전무에 적절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