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영호, 메디프론의 치매 진단기기 개발 묵묵히 간다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4-16 16: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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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몇 방울로 심각한 질병에 걸려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까?

20여 년 전부터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이렇게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각종 중증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체외진단기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오늘Who] 김영호, 메디프론의 치매 진단기기 개발 묵묵히 간다
▲ 김영호 메디프론 대표.

이 과정에서 실리콘밸리의 총아로 여겨졌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는 피 몇 방울로 암과 당뇨 등 240여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사기를 펼쳤던 것이 드러나 시장에서 최근 퇴출되기도 했다.

테라노스 사기 사건은 한편으로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한 정밀검진기기’라는 꿈에 대한 바이오업계의 열망이 얼마나 뜨겁고 오랜 숙원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외를 비롯해 수많은 바이오벤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한 정밀검진기기 개발’이라는 꿈을 향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프론 역시 마찬가지다.

메디프론은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진단기기 개발이라는 목표를 위해 뛰고 있다. 김영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메디프론이 개발 중인 치매조기진단키트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상이 없는 환자들도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장비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일어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에 발병하면 사실상 불치병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 증상을 늦추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꾸준히 관리하면 발병과 증상 심화도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치매는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치매진단은 그동안 지필고사 방식의 치매진단표 등 다소 정밀하지 않은 방식이 일반적이었고 최근에는 뇌척수액을 뽑아내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을 측정하거나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받는 방식이 정확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척수액 추출은 고통스럽고 양전자 단층촬영(PET)은 비용이 수백만 원이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

메디프론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메디프론이 개발하고 있는 치매 조기진단키트는 혈액에 존재하는 트랜스티레틴 단백질(TTR)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은 혈액속 함량이 베타아밀로이드 양과 반비례 관계에 있기에 이를 통해 베타아밀로이드가 생성되고 있는지 알아낸다.

혈액 검사 방식이기에 검사 가격도 저렴하다. 최종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치매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메디프론은 지난해 10월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술을 더욱 정교화했다. 김 대표는 “검사의 정확도를 90% 수준까지 크게 높였다”고 자신한다.

메디프론은 치매 조기진단키트 출시를 넘어 신약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메디프론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은 크게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와 비마약성 진통제 등 두 가지 분야다.

메디프론이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는 뇌 속에서 굳어버린 베타아밀로이드를 녹여 뇌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쉽지 않은 길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매치료제가 개발에 도전했고 수백 개의 치매 치료제 신약이 임상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메디프론은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먹는 약(경구용)과 바르는 약(국소용) 두 가지를 개발하고 있는데 경구용은 전임상 단계를 마치고 국내 임상1상을 추진하고 있다.

메디프론은 보유한 비마약성진통제 신약을 2005년 진통제 전문기업인 독일 그루넨탈에 총 4천만 유로 규모로 기술수출 했는데 2012년 이후 연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가 메디프론의 도약을 가르는 중대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메디프론의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1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는 유상증자와 관련해 2018년에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늘Who] 김영호, 메디프론의 치매 진단기기 개발 묵묵히 간다
▲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

김 대표가 메디프론 대표를 맡은 지도 올해가 7년차다.

김 대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을 하다 2002년 메디프론 연구소장으로 합류했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묵현상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았는데 묵현상 대표가 2016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에 임명되면서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게 되자 메디프론 단독대표에 올라 회사를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메디프론은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와 남편인 정민화 아주대 의대 교수, 이지우 서울대 약대 교수 등 등 6명이 뜻을 모아 1999년 만든 디지털바이오텍이 전신이다.

묵 교수의 오빠인 묵현상 전 대표는 증권사 대표를 맡았던 증권 전문가였는데 묵 박사의 요청을 받고 기업 경영을 맡았다. 묵 대표는 메디프론이 2006년 코스닥에 우회상장하는 작업을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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