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값)도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기존보다 2%, 16.9%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1780억 원, 영업이익 2조824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보다 매출은 1.9% 늘고 영업이익은 3.6% 줄어든다는 것이다.
주요 원인은 수요 부진이다.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PP),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다운스트림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이 환경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석유화학제품시장에서 병목현상이 벌어진 탓이다.
이 연구원은 “플라스틱 변환 및 가공회사들은 대부분 영세회사로 강화된 환경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2017년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 플라스틱 변환 및 가공회사 가운데 40%가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다운스트림 석유화학제품은 수요가 줄면서 마진도 손익분기점 수준이거나 그 이하로 줄었다. 유가가 오르는 등 원재료 가격은 오르는 데 부담을 전가할 만큼 충분한 수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3월 수치가 최고점일 것으로 분석됐다. 에틸렌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서 스프레드가 올해 하반기부터 계속 축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3~4월 정기보수에 들어갔던 세계 곳곳의 에틸렌 생산시설들이 가동을 시작했다.
에너지 정보회사인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태풍 ‘하비’의 영향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에틸렌 생산시설들이 4월부터 다시 가동된다. 2분기 중에 신축된 에틸렌 생산시설도 가동을 시작한다.
롯데케미칼에서 에틸렌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2017년 기준으로 에틸렌의 영업이익률은 40% 수준이고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는 5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