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4-16 13: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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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철수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수출과 내수 판매를 늘리는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한국GM 철수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 한국GM의 부평공장 모습.
이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미국 수출량이 오히려 감소했다”며 “한국GM 철수로 한국 완성차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미국 수츨 증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봤다.
한국GM은 2017년 미국에 13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한국의 자동차업체의 전체 미국 수출량 가운데 15%를 차지한다.
한국GM의 철수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안방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독일과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한국에서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면서 리콜과 벌금으로 시련을 겪었고 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자발적으로 비주력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독일 완성차 브랜드를 제외하면 한국은 매력적 시장이 아니며 따라서 (한국GM 철수로) 독일 완성차 판매도 늘겠지만 수요의 대부분은 현대차와 기아차로 이전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하지만 한국GM 철수는 관련 국내 부품회사들에 타격을 줘 국내 완성차 및 부품회사들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연구원은 “한국GM의 1차 협력회사 301곳 가운데 130여곳이 현대차와 기아차, 120여곳이 쌍용차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회사 처지에서 보면 협력회사의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부품 조달 원가가 오를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중소 부품회사들은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이합집산할 것”이라며 “저렴한 인수합병 매물이 늘어나면서 상장 부품회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GM은 내부적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위한 실무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최근 20일을 한국GM의 처리 방향을 결정하는 시한으로 못박으며 부도 가능성까지 들고 있다.
정부의 지원 약속과 노조의 대폭적 양보가 없다면 한국에서의 철수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17년 발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GM은 2017년에 1조15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또 GM이 2017년 한국GM에 4135억 원의 운영자금을 추가 지원하면서 한국GM의 차입금 규모는 모두 2조8168억 원으로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