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까지 벌어질 낸드플래시업황 변화를 놓고 시장조사기관과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증설 투자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업황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12일 대만 디지타임스가 보도한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년부터 심각한 수준의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7조 원 이상의 증설 투자계획을 밝힌 중국 낸드플래시공장에서 내년부터 출하량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도시바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의 새 낸드플래시 공장도 비슷한 시기 가동을 시작해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이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양산을 처음 시작하는 점도 업황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이미 올해 초부터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이 벌어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반도체기업들의 새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업황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공정 개발과 원가 절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국 새 공장을 가동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증설계획이 늦춰지면서 내년 출하량이 오히려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공급 과잉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증설에 들이는 금액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 출하량 변화가 전체 업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결국 전 세계 낸드플래시업황이 삼성전자의 증설 투자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따라 크게 엇갈릴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1공장과 2공장, 중국 시안공장에 모두 대규모 낸드플래시 생산단지를 구축해 투자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벌여도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며 "투자 규모를 예정보다 축소할 가능성도 높아 업황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