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국회에 제출한 ‘한미 FTA 이행상황 평가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수출액은 한미 FTA 발효 전 473억2천만 달러(2007년~2011년 평균)에서 발효 후 657억2천만 달러(2012년~2016년 평균)로 늘었다.
보고서는 “한미 FTA 발효 뒤 5년 동안 연 평균 미국 수출액은 발효 전보다 38.9% 증가했다”며 “이 가운데 6.9%∼14.0%포인트는 한미 FTA의 기여분으로 한미 FTA가 없었다면 수출 증가율은 24.9%∼32.2%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수출 증가분(184억 달러) 가운데 한미 FTA에 따른 수출 증가분은 최소 31억6천만 달러(17.2%)에서 최대 66억3천만 달러(3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소는 배타적 특혜관세 부여에서 발생하는 가격효과 등 협의의 효과, 최대는 양국 시장환경의 전반적 개선 영향을 포함한 광의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의 미국 수입액은 한미 FTA 발효 전후 381억 달러(2007년~2011년 평균)에서 437억1천만 달러(2012년~2016년 평균)로 14.7% 늘었다.
증가율 14.7% 가운데 한미 FTA의 기여분은 5.4%~7.0%포인트로 한미 FTA가 없었다면 수입 증가율은 현재의 절반을 조금 넘는 7.7%~9.3%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수입 증가분(56억1천만 달러) 가운데 한미 FTA에 따른 수입증가분은 최소 20억5천 달러(36.5%)에서 최대 26억6천만 달러(4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효과는 자동차, 기계, 철강·비철금속, 화학·고무·플라스틱 등에서 주로 발생했고 수입 효과는 농축수산식품업, 화학·고무·플라스틱, 자동차 등에서 주로 일어났다.
보고서는 “교역증가분 가운데 한미 FTA가 기여한 정도를 살펴보면 기여금액은 한국이 컸지만 기여율은 미국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한미 FTA에 따라 미국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크게 늘었지만 증가분에 한미 FTA가 기여한 비율은 수입 쪽이 더 높다는 것이다.
양국의 교역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세계무역 둔화세 속에서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2016년 한국의 전체 수출은 연평균 2.5% 감소했지만 미국 수출은 3.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은 6.0% 줄었지만 미국 수입은 0.1% 줄어드는 데 그쳤다.
두 나라는 수입시장에서 점유율도 각각 확대됐다.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 점유율은 2011년 8.5%에서 2016년 10.7%로 늘었고 같은 기간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 점유율도 2.6%에서 3.2%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한미 FTA는 양국 교역의 균형적 확대를 통해 호혜적 경제관계 구축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함께 2012년 3월 한미FTA 발효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역량 변화를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