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9일 서울고법 형사9부(김우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조성한 비자금을 회사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증거들과 들어맞지 않는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1월∼2013년 9월 회사 비등기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 가운데 일부를 돌려받는 식으로 11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경조사비 등에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기소됐다.
또 KT가 OIC랭귀지비주얼 등 3개 벤처업체의 주식을 의도적으로 비싸게 사들이게 해 KT에 모두 103억5천만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았다.
1심과 2심은 이 전 회장의 배임 혐의를 놓고 “투자를 위한 판단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비자금 관련 횡령 혐의와 관련해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배임 혐의의 무죄를 확정하면서 횡령 혐의를 놓고는 “비자금 가운데 일부가 회사를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이날 “대법원의 판단은 검찰이 구체적 횡령 금액을 특정하고 그 사용처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인데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추가 입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5년 전 KT 회장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공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흘려보냈다”며 “이 오판으로 제가 사랑했던 KT가 무차별적 압수수색과 수사로 수년 동안 빈사 상태에 빠지고 50명이 넘는 임원들이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에게 경조사는 반드시 챙겨야 하는 활동”이라며 “경조사를 소홀히 하면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을 만날 수 없고 만나더라도 그 사람과 관계가 끝나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는 4월26일에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