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트레이드윈즈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3월14일 수주한 LNG운반선 2척이 그리스 선주 미네르바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를 밝히지 않은 채 17만3400㎥급 대형 LNG운반선 2척을 척당 1억85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15일 밝혔는데 이 선박이 미네르바로부터 주문받은 것일 수도 있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미네르바는 당초 삼성중공업에 LNG운반선을 주문하기 위해 면밀하게 협의하고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면서 삼성중공업을 제치고 일감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발주된 LNG운반선 14척 가운데 6척을 수주하면서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 수주를 확대하는 것을 놓고 향후 성장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공격적으로 LNG운반선 영업을 벌이는 것은 다소 걱정스럽다”며 “LNG운반선 투기발주가 이뤄지는 등 일감이 몰려들고 있는 데다 충분히 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인데 대우조선해양이 가격을 낮추면서 선가 인상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3천만㎥급 LNG운반선 선가는 척당 1억8천만 달러 정도에 형성돼 있다. LNG운반선 신조선가는 2015년 2억 달러를 웃돌다 2016년 1억9천만 달러로 내렸고 2018년에는 간신히 1억8천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가 주로 수주하는 10만㎥급 이상 대형 LNG운반선은 2017년 13척 발주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최대 40~50척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조선사가 가격 협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도 대우조선해양이 상대적으로 저가 수주를 하고 있어 LNG운반선 가격 인상에 장애물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LNG운반선 발주가 앞으로 3년 동안 계속 늘어나면서 LNG운반선 일감을 상대적으로 덜 채운 조선사가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되겠다는 신년사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무리하게 신규수주를 확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회사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올해 초 신년사에서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LNG운반선 일감을 공격적으로 수주하는 전략이 이런 계획을 실행하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모든 조선사가 일감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선가가 언제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LNG운반선 수주를 미룰 수 없다”며 “워낙 일감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LNG운반선을 적극적으로 수주해도 향후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은 시장가격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