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사과했다. 그를 둘러싼 ‘셀프 연임’ 논란은 적극 해명했다.
윤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에게 채용비리 의혹을 지적받자 “지난 3년 동안 이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나름 노력했다"며 "그럼에도 이런 논란에 휘말려 개인적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입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의 종손녀(누나의 손녀)와 전직 사외이사의 자녀 등 3명을 특혜채용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 인사팀장이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구속되기도 했다.
다만 윤 회장은 “KB국민은행은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지역별 우선채용제도나 블라인드 면접 등을 다른 은행보다 먼저 들여왔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면서 우리의 상황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지배구조와 ‘셀프 연임’ 문제 등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사외이사들이 회장에게 종속됐다고 보거나 셀프 연임을 돕고 독자적 판단을 안 했다고 보는 부분에는 더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회사가 지난 3년 동안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가 노조에서 주주제안한 의안 3건에 반대를 권유한 배경을 놓고 윤 회장은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주제안에 따른 의결권 대리행사를 할 때는 이사회도 의견을 적극 권유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노조의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에 반대해 소수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이사회의 의결에 회장인 내가 영향을 준다고 보는데 나는 그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사외이사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것 자체에 관해서는 “노조가 일상적 절차를 통해 후보를 추천하면 그 사람까지 포함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의 권익을 대변하고 기업가치도 높이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사외이사로 선임된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의 ‘뉴라이트’ 연루설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기고 동문인 점을 지적받자 “(사외이사를) 영향력이나 이용을 위해 선임한다는 것은 100% 오해”라며 “다른 사상을 보유한 사람들도 사외이사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 노조에서 주주제안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려다가 금융위원회의 지적을 받자 별도의 안건으로 나눠 주주총회 마지막 순서로 올린 점을 문제삼은 것도 일축했다.
그는 “2017년 12월 주주총회에서 노조 측이 주주제안 안건의 위임장을 미리 확인하지 않아 정회된 전례를 감안해 주주총회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별도 의안으로) 분리해 상정했다”며 “노조도 이번의 분리 상정에 원인을 일정 부분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고액보수 논란을 놓고 윤 회장은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거의 매달마다 회의에 참석하고 2017년에는 지배구조를 바꾸는 시기라 회의가 더 많았다”며 “보수는 다른 회사들과 비슷하지만 회의가 많았기 때문에 회의비가 많아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